[이코노믹리뷰=전진혁 기자] 지난해 10월에는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빈티지 와인으로 꼽히는 1945년산 '로마네 콩티' 레드와인 1병이 와인 경매 사상 최고가인 55만8000달러(약 6억3200만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레드와인 한 병의 가격이 6억원이라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소위 희소가치를 지녔다는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최근 부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말이다.

위와 같은 일들이 부동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VIP마케팅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이들의 마케팅은 우리가 알던 일반 아파트의 분양 마케팅과는 다르다. 시세차익, 투자이익 같은 말은 찾기가 힘들다. 대신 그 자리는 컬렉션, 차별화, 유니크, 고급, 가치 등의 단어들이 차지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자들이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투자를 고려하며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요즘 부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며 “실제 이들은 수억, 수십억의 가격이라도 자신이 만족할 수 있고, 소장가치가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며 부동산을 수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요즘 부자들이 사는 건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다. 내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만족감을 주는 유니크한 공간 설계, 그 안에서 누리는 품격을 더 중시하고 이를 갖춘 부동산을 수집한다. ‘자산 컬렉션’의 시대인 것이다. 물론 투자의 묘미도 있지만, 그 영향력은 크지 않다.

특히 이와 같은 모습은 최근 급증한 20~30대 영리치를 중심으로 더 확산되고, 짙어지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을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상품으로 인식한다. 또 상류층 진입을 나타내는 척도로 여기기도 한다. 때문에 이를 만족한다면,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구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부자들은 부동산을 구매할 때 굳이 ‘강남’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부동산 시장에 나온 고급 상품들이 강남이 아닌 건대, 마포, 해운대 등에 나왔음에도 높은 인기를 이끌어 냈다. 부자들의 부동산 구매가 투자가 아닌 수집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부자들의 컬렉션이 된 하이엔드 레지던스

이와 같은 움직임 속에서 최근 부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부동산 컬렉션 상품이 있다. 바로 호텔식 서비스와 커뮤니티, 멤버쉽을 결합한 하이엔드 레지던스다.

하이엔드 레지던스는 이미 외국에서는 부의 상징이자 부자들의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인지되고 있는데, 국내 역시 이와 비슷하게 상류층들의 주거공간이 고급 아파트와 주상복합에서 브랜드 레지던스,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옮겨가고 있다.

사실 레지던스라는 개념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기존 국내에 알려진 레지던스는 거주공간이 아닌 잠시 머물다 떠나는 숙박업소의 개념으로 임대수익형 투자 상품의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에는 고급화를 입힌 레지던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최근 모습을 드러낸 고급 레지던스는 과거보다 더 상위 개념으로 인식된다. 일반 레지던스와는 서비스나 상품 구성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때문에 레지던스의 의미는 오래 머물고 소유하고 싶은 ‘집’을 의미하는 것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자리한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있다. 실제 이 단지는 특급 호텔이 시설 관리와 운영을 맡아 24시간 내내 도어맨, 컨시어지, 룸서비스 같은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최고 명품 수입 마감재가 적용돼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다. 별도의 연회장, 라운지 등이 마련되어 있어 손님맞이도 걱정도 없고,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사교의 장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에 단지는 수십억 원의 분양가격에도 유명 연예인과 젊은 벤처 사업가들에게 꼭 사야 하는 집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컬렉션을 수집하는 경향이 커진 부자들에게 고급 레지던스는 나의 만족도도 높이고 사회적 위치도 과시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부자들 사이에서 관심과 인기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곧 외국처럼 우리나라 부자를 상징하는 주거문화형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자산 컬렉션’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뉴욕, 싱가폴, 홍콩, 마이애미 등 워터프론트 리치벨트(Waterfront Richbelt)를 들 수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리치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 해운대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는 신세계건설이 자사 브랜드 ‘빌리브’를 걸고 최고급 레지던스인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를 선보인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최근의 부호들은 굳이 서울, 강남을 고집하지 않는 만큼 이번 공급에 전국 부호들이 몰릴 것이라는 업계의 의견이 나온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하는 자산가들을 위한 완벽한 자산 컬렉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이 직접 시공하고 관리하는 브랜드 레지던스로, 스튜디오 타입부터 패밀리스위트 타입까지 총 284 Units를 구성해 각기 다른 부자들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담아낼 예정이다. 또한 웨스틴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예정),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해운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멤버십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며 해운대의 하이엔드 문화를 리드할 전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부자들의 완벽한 라이프스타일 자산컬렉션이자 럭셔리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며 “1월부터는 서울 JW메이어트 호텔 라운지에서 홍보관을 운영할 계획으로, 이를 먼저 체험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