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사업선 가격경쟁력이 장점
셀트리온헬스케어 2023년 미국 의약품 직접판매 목표
램시마SC, 유럽서 휴미라 대비 높은 가격 판매

▲ 램시마SC가 올해 셀트리온 그룹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램시마SC.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합병할 시 내부거래 해소 등 사업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과 생산을 전담하는 셀트리온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유통사업을 진행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화학합성의약품 연구개발(R&D)과 생산 전문 기업인 셀트리온제약이 맡고 있는 사업 영역 때문이다. 서정진 회장은 앞서 “사업 초기 실적이 없어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각 기업을 따로 설립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 그룹은 각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침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퍼스트무버에서 게임체인저로 변신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는 시장에 첫 번째로 진출하는 ‘퍼스트무버’ 전략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계속 인하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격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R&D, 임상, 생산 부문 뿐만 아니라 영업 단계까지 전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그룹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전 세계 곳곳에 세운 해외 법인을 통해 ‘램시마SC’부터 직판 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영업 인력을 확보했다.

서정진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 도매상, 사보험 기업, 의사, 병원 등 이해 관계자가 복잡해 진출이 어려운 미국 시장도 2023년까지 직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공룡)이 유리한 시대는 지났다. 경쟁사들은 5000명 이상의 영업 인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약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500명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제품이 좋으면 굳이 영업을 하지 않아도 구매자가 직접 제품을 찾는다는 서 회장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서 회장은 “영업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규모가 커서 포기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우수한 인력은 이미 확보한 상태. 유럽 직판도 독일 25명, 프랑스 30명, 네덜란드 15명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80명인 일본 영업 인력을 150명까지 확보할 시 2000명 영업인력을 보유한 경쟁사도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셀트리온그룹의 신성장동력 ‘2030 비전 로드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적절한 영업 인력 확보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는 약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품질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우수한 규제당국으로부터 검증받으므로 가격 경쟁력을 보유할 시 큰 장점을 나타낸다. 서 회장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인 ‘CT-P17’ 가격은 1바이알당 맥도날드 햄버거 기준 10개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하에는 혁신기술도 영향을 줬다. 서 회장은 “올해 학회에서 발표할 옞어인 ‘하이타이터’라는 혁신기술을 통해 약가를 낮출 수 있었다”면서 “수익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값비싼 휴미라를 투여받지 못하는 지역에서도 누구나 쉽게 저렴하면서도 동등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를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공장 증설을 통해서도 원가를 절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8만리터급 생산이 가능한 위탁생산(CMO) 기업을 확보했다. 같은 규모의 추가 CMO 계약도 준비 중”이라면서 “중국에 12만리터 공장을 구축하고 2023년까지 100만리터급 생산설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실적 개선, 램시마SC가 이끈다

셀트리온은 신약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 램시마SC를 개발하고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억제제(TNF-α) 중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뜻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약은 휴미라와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이 꼽힌다. 이들은 대개 류마티스 관절염(RA)나 염증성 장질환(IBD) 등에 처방된다.

업계에서는 IBD에 효과가 높은 의약품으로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을 꼽는다. 램시마SC는 피하주사 형태로 환자 편의성을 높인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이다. 휴미라와 엔브렐은 SC제형을 갖췄지만 레미케이드는 SC제형이 없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전체 50조원 규모의 TNF-α 시장에서 약 20% 점유율을 나타내면서 10조원의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와 관련, 올해 2월 독일, 스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직판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셀트리온 2020년 추정 실적(단위 억원). 출처=하나금융투자

증권 업계에서는 기존 주요 의약품과 CMO 효과에 더해 램시마SC 판매로 셀트리온이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 셀트리온 매출은 전년 대비 60.9% 늘어난 1조 668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9% 증가한 53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20년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미국 시장 런칭, 램시마SC 유럽시장 판매와 같은 3개 신제품 출시효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84% 증가한 5364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2020년 추정 실적(단위 억원). 출처=유진투자증권

램시마SC 유럽 직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와 램시마SC를 구매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0년 셀트레온헬스케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7000억원, 204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4%, 19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기존 램시마도 판매계약 수정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유리하게 확정돼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램시마의 이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