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목동물+인간-문명 2016-25(동학혁명운동이야기1), 2016,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130×162cm/Nomadic Animals+Human-Civilization(Story of Dong-Hak Revolution 1) 2016-25, 2016, ink, pigment and acrylic on hanji, 130×162cm

작가 허진의 작업은 매우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이는 그가 취한 소재와 표현에 따른 화면의 형식에서 비롯되는 시각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그가 부단히, 그리고 매우 열정적으로 보여주었던 세상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집요한 추구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유를‘디아스포라’(Diaspora)와‘노마드’(Nomad)라는 키워드를 통해 밝힌바 있다. 이는 단지 단상(斷想)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작업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인 단어로 읽혀지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주지하듯이 ‘디아스포라’는 본래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지만 여전히 고유의 관습이나 규범 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가 운림산방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남종화 전통을 계승하는 가계의 적자로서 태생적 조건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남도를 떠나 유년과 청년 시절을 서울에서 보낸 삶의 역정,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의 소회를 ‘디아스포라’로 형용함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더불어 현대인과 현대문명에 대한 소회를 ‘노마드’로 표현한 바, 이 역시 일상적인 의미가 아닌 그의 삶과 예술과 연계된 또 다른 해석으로 전해짐은 그만큼 그의(ARTIST HUR JIN,許塡,허진 작가,한국화가 허진,HUR JIN,허진 교수,허진 화백,A Painter HUR JIN) 삶과 예술이 각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상철(동덕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