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평택 고덕국제신도시가 최근 들썩이는 모양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는 한 투자자는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 고덕에 대한 평가가 자주 오르내릴 정도로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택 고덕이 들썩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가 만나 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평택 1단계 사업지역의 아파트 단지들이 수요가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이 투자 수요로, 12·16대책 이후 서울 외 지역에서 '먹거리'를 찾아 나선 덕분이다. 다만, 공급 물량이 많다보니 시장이 반전될 가능성은 아직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왼쪽)고덕 파라곤, (오른쪽) 제일 풍경채. 고덕 1단계 개발지역인 4개 단지를 일컬어 '파자풍신(파라곤 자이 풍경채 신안인스빌)'이라 불린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자족기능 2기 신도시, 실수요보다 투자수요 더 많아  

고덕국제신도시는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모곡동·장당동·지제동·고덕면 일원에 위치한 택지개발 자족형 복합신도시다. 다른 2기 신도시와 달리 '자족기능(일과 주거가 가능)'을 갖춘 도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총 3단계에 걸쳐 개발이 진행되는데 현재 1단계에 속하는 단지들은 입주를 완료했거나 예정에 있다. 

고덕신도시에서 오랫동안 공인중개업을 했다는 한 업자는 "2017년 첫 분양 당시 웃돈(프리미엄)이 8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호가했지만, 그 뒤로 급격히 상황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정부의 11·6대책과 12·16대책으로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미분양 보다는 미계약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라졌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단계는 분양이 다 끝났고 현재 웃돈을 주고 사야한다"고 말했다. 2단계 분양은 지난해 봄부터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의 상황은 두 달 여 사이 반전됐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단계 지역에 있는 4개 단지를 '파자풍신'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단지명 앞글자만 따온 것으로 고덕파라곤, 자연&자이, 제일풍경채센트럴, 신안인스빌이다. 그는 "파자풍신 중 신안인스빌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고 반전된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 (왼쪽) 신안인스빌, (오른쪽)제일풍경채.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고덕신도시는 아직까지는 인프라가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호재를 등에 업고 직주근접의 매력으로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동탄과 세종신도시, 천안, 불당에서 고덕신도시로 이동한  투자자들이다. 한 공인중개업자는 "고덕 파라곤84㎡의 매매가가 5억원이다"며 "71㎡는 4억4000만~4억9000만원 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안인스빌은 현재 웃돈이 3000만~4000만원 붙었고, 제일 풍경채는 4000만~5000만원 웃돈이 붙어 84㎡ 매매가가 4억6000만~4억7000만원이다"고 전했다.  

고덕신도시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택에 오래 거주한 한 관계자는 "고덕신도시에 웃돈이 붙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원래 아파트를 사려다가 단독주택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지제역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는 월세 보증금 1000만원에 50만원이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아직은 고객들 오시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다. 한 5년 간은 집을 사지 말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 상황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만큼 아직 뚜렷한 시장의 변화는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삼성전자 고덕 평택캠퍼스 덕, 상가 시장 살아나나 

고덕은 '삼세권(삼성과 가까운 거리)'의 영향을 받는 신도시다. 애초에 고덕국제신도시가 삼성을 배후수요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럴 정도로 고덕에 선 보였던 단지들은 모두 '삼세권'을 내걸며 분양을 했다. 이 삼세권이 최근 상가 시장에 호재로 스며들고 있다.  

상가시장은 올해 4월 가동 예정인 삼성전자 평택고덕캠퍼스의 배후수요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인근 상가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총 6기로 이뤄지는 삼성전자 평택고덕캠퍼스의 2기 가동이 올해 4월로 예정됐다. 

상가 임대를 찾는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B 상가 분양 관계자는 “삼성전자 2기가 4월에 가동 예정으로 삼성 협력사나 일부 업체들이 4월까지 입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가 임대 수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이날 상가 분양 관계자들은 고덕신도시의 분위기가 지난 연말과 비교해서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B 상가 분양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관망세였는데,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부터 '점포주택' 형성이 잘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주택, 즉 상가 주택은 점포용과 주거용이 결합된 주택이다. 1, 2층은 점포이고 3층은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바로 맞은 편에 있는 1층 상가는 분양이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 

▲ (왼쪽)오는 16일 문을 연 A 건설사 모델하우스. (오른쪽) e편한세상.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미분양 물량 처리 위한 분양 모습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분양 시장은 수월한 편은 아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 '고덕 파라곤 2차'가 분양되고, 7월 '고덕리슈빌파크뷰'와 '고덕 하늘채 시그니처'가, 8월에는 '고덕 호반써밋'이 분양됐다. 

'고덕파라곤 2차'는 다행히 1순위 마감은 했다. 다만, 미계약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고덕리슈빌파크뷰'는 728가구 모집에 134개의 청약만 이뤄졌고, '고덕 하늘채 시그니처'는 409가구 모집에 80개의 청약만 이뤄졌다. '고덕 호반써밋'도 총 6개 타입에서 84㎡A만 1순위 기타지역으로 마감됐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고덕신도시에서는 한 모델하우스가 운영 중이었다. 방문객들도 꽤 많이 오고 가는 상황. '깜깜이'로 분양이 진행 중이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해당 단지는 12월에 미분양이 났다"며 "미분양 물량을 '털어버리기' 위해 분양을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고덕 시장 분위기가 좋지않다. 미분양인 물량은 분양 성사를 빨리 시키기 위해서 계약 조건을 좋게 해주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 평택 용이동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고덕신도시 모습 갖추려면 5년 정도 걸려 

몇몇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고덕국제신도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금 집을 사려고 하는 고객들에게 조금만 시간을 지켜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덕신도시에서 전매제한이 풀린 건 1단계 사업지에 있는 두 단지 정도다. 

분양 중인 2단계 사업지의 아파트들은 3년 전매제한이 걸려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평택이 올해 분양 물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며 "그런데 지난해 워낙 많이 분양이 됐고, 2015~2016년 이쯤에도 계속 분양이 많아서 분양이 잘 될 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과잉공급이슈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정도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을 보면 2018년과 2019년 입주가 많아서 공급과잉 이슈가 있을 것이다"며 "이번에 분양이 잘 된다 하더라도 조금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