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털라이트의 창업자인 마이클 로젠바움은 지난 19년 동안, 소외된 지역사회로부터 미지의 인재를 발굴, 양성, 채용해 왔다.    출처= Cross Culture Ventur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마이크 노리스가 경영정보시스템 학사학위을 받고 볼티모어의 스티븐슨 대학교(Stevenson University)를 졸업했을 때, 그는 곧 바로 기술직 일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당 7달러 50센트를 받는 주차장 순찰 경비원으로 일해야 했다.

"이른 바 닷컴 파동이 일어난 2001년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내 실력을 발휘할 일자리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결국 돈을 버는 직업을 갖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지요."

현재 40세인 노리스는 수 십만 달러의 고임금을 받는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그는 첫 집도 마련했고 자동차뿐 아니라 임대 재산도 소유하고 있다.

노리스는 이 모든 현재의 성공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서비스 회사인 케이털라이트(Catalyte)가 운영하는 5개월간의 훈련 프로그램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볼티모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케이털라이트는 직원들을 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한 다음, 2년 간 외부 견습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나이키, 페이팔(PayPal), 그리고 비영리 건강보험조합 블루크로스 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 같은 고객 회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노리스는 지금까지 케이털라이트에 13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고객사들과 십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신입사원들도 가르쳤다.

"재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회사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곳입니다.”

미지의 기술 인재 발굴하기

케이털라이트는 지난 19년 동안, 소외된 지역사회로부터 미지의 인재를 발굴, 양성, 채용해 왔다.

케이털라이트의 창업자인 마이클 로젠바움은 "그들 중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있고 약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배경과 상관없이,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한 선천적인 적성과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케이털라이트는 볼티모어, 보스턴, 시카고, 덴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훈련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케이털라이트의 훈련 센터는 다른 고용주들이 소외된 지역사회 인재를 저평가하는 편견을 없애고 다양한 기술 인력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일했던 전 하버드 경제 및 법률 연구원 로젠바움 CEO는 "그런 편견 때문에, 이력서에 의존하는 노동시장에서 미국의 수 많은 재능 있는 사람들을 과소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력서만 보고 사람을 뽑는 사람들은 그들이 뽑는 사람들이 정말로 그들이 바라는 사람이 될 것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이력서의 각종 자격 증명은 그 사람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관련이 있을 뿐입니다."

케이털라이트는 카탈리테는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미국판 온라인 벼룩시장) 광고, 신문 3당 광고, 구인 광고, 커뮤니티 포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생들을 모집한다.

▲ 케이털라이트의 볼티모어 훈련 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    출처= Catalyte

케이털라이트의 제이콥 슈 CEO는 "이 광고들은 거의 돈을 들이지 않는 광고지만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들 중 다수는 구인구직사이트(LinkedIn)에 프로필을 올리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요. 지하실의 해커들, 공립학교 교사들, 전직 식당 종업원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노리스는 2006년 볼티모어의 한 취업 웹사이트에서 케이털라이트의 광고를 봤다. 당시 그는 주차장 경비원을 그만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본 광고는 무료 코딩교육 광고였습니다. 게다가 합격하면 곧 회사에 채용돼 시간당 10달러 10센트를 받게 될 거라고 씌어 있었지요.”

지원자는 기술 수준보다는 적성을 측정하는 온라인 평가를 받는다. 슈 CEO는 "평가 과목에 수학과 언어 과목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정답을 찾지 않습니다. 대신 지원자가 시험과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사고 방식을 분석하고 복잡한 문제 해결 방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합격률은 11%에서 18%다. 합격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해 20주간의 유급 훈련을 받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그 외 지역에서는 급여를 지급한다. 교육과정 이수 후에는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2년 간의 외부 견습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이 시기에 이들이 받는 급여는 약 4만 달러다.

케이털라이트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백엔드 데이터(backend data) 관리 플랫폼 구축 및 유지 관리, 비즈니스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 구축, 신제품 개발 및 테스트 등이 포함된다.

"강도가 높은 일이지요. 그들은 포춘지 1000대 기업의 프로젝트에 배치됩니다.”

케이털라이트는 회사 설립 이후 약 2000명의 개발자들을 훈련시키고 고용했다. 5년내지 6년차 개발자들은 연봉이 수 십만 달러에 달한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4년 반 동안 케이털라이트에서 일하다가 다른 회사의 기술직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기술 대기업에도 케이털라이트의 훈련생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케이털라이트는 올해 500명의 훈련생을 배출할 계획이며, 올해 매출은 8000만 달러(9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는 지금까지 AOL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케이스의 벤처회사인 레볼루션(Revolution), 팜 드라이브 캐피털(Palm Drive Capital), 크로스 컬처 벤처스(Cross Culture Ventures)등의 투자자들로부터 5천만 달러(58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도시의 인구 통계를 그대로 반영

현재 각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케이털라이트 훈련 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의 인구 분포는 도시 전체의 인구 분포를 거의 그대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볼티모어 광역시에서 흑인의 비중이 약 28%인데, 그동안 케이털라이트 볼티모어 훈련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의 27.5%가 흑인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들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양성됨으로써 지역 기업들이 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슈 CEO는 설명했다.

"많은 기술 기업들이 단지 인건비가 덜 든다는 이유로 이 분야에서 해외 인력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산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국내 인력을 충원하면 중국이나 인도 인원의 절반 규모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며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미국의 거대 기술 회사들이 해외로부터 일자리를 다시 가져오기를 희망한다.

레볼루션의 경영파트너 데이비드 홀은 "케이털라이트가 기술 인재들을 해외 인력이 아닌 국내 인력으로 양성하는 방식은 기존의 통념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털라이트는 훈련 센터를 더 많은 도시에 개설하기를 희망한다.

"만약 우리가 이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각계 각층의 소외된 사람들을 교육시켜 2년 안에 구글이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의 엘리트 엔지니어로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