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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은행 지점·ATM…무인점포 대안 되려면저수익 지점 통폐합 가속화, 금융소외 심화 우려
▲ 은행권에선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가 늘면서 수년 전부터 지점과 ATM 기기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저금리-대출 규제-저마진 구조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지점에 대한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 축소는 은행을 이용해야만 하는 고령층에게 상당히 불편한 현실이다. 은행들은 고객 편의를 위해 무인 점포를 가동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은행권 수익 모델로 떠오르는 무인 점포에 대한 이용자들의 괴리감과 홍보 부족 등은 은행권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1차 과제로 보인다.

◇ 수익 안나는 점포, 유지하기도 힘들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신규 점포 하나를 내려면 4억~5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대료, 인건비 등 유지비용을 포함하면 1개의 점포를 개소하고 운영하는데 상당한 금액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가 늘면서 은행권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지점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국민·신한·우리·KEB하나·씨티·SC제일·농협·기업·수협·경남·대구·광주은행 등 15개 시중은행의 영업점수는 모두 6653개로 전년 동기 대비 0.54%(36개) 줄었다. 은행들의 영업점수는 2014년엔 7401개에 달했다.

올해들어서도 점포 축소는 진행형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1월말까지 총 85개 점포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20일까지 전국에 37개 점포를 정리한다. KEB하나은행도 20일까지 34개의 점포를 없애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7개와 3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ATM·CD 등 자동화기기도 지난해 기준 4만1321개로 전년 대비 5.45%(2380개) 감소했다. ATM들이 지점과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점이 없어지면서 함께 철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선 우리은행 자동화기기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098개로 9.51% 줄었다. 국민은행(8495개)과 SC제일은행(806개)도 각각 9.17%, 7.36% 감소했다.

사실 지점수 감소는 최근에 발생한 일은 아니다. 시중은행들이 고비용 구조를 깨기 위해 지점 네트워크 슬림화, ATM 축소 등은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은행업종의 장기간 하향세의 요인으로 지적 받아온 비용구조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저효율 지점 통폐합 및 ATM 축소, 희망퇴직 단행 등 은행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지점이 줄어들면서 지점내 설치된 자동화기기가 자연스럽게 철거되고 있다"면서 "외부에 독립된 ATM 기기도 사용률, 수익성 등 요인을 검토해 철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5대 시중은행 영업점포 수 비교(2018년 6월~2019년 6월). 올해 들어서도 지점 통폐합이 지속되면서 4대 시중은행은 1월말까지 총 85개 점포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지점 축소의 그늘...성과주의 폐해·금융소외 심화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저성과로 인한 지점 폐점을 막기 위한 지점장들의 과잉 성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인사제도 및 평가방식이 연공중심에서 성과중심으로 바뀌면서 은행권의 성과지상주의는 만연해 있다.

최근 발생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역시 경영진의 과도한 실적 압박과 내부통제 부실이 만들어 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전엔 만능통장이라 불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깡통 계좌 논란이 발생하는 등 성과 경쟁에 따른 폐해가 거듭되고 있다.

송원섭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융소비자가 과도한 실적경쟁으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의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사고가 발생해야 확인이 되는 금융상품의 특성상 수면 아래 가라 앉아 있을 뿐,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실적할당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진짜로 필요한 상품을 세세히 설명하고 고를수 있도록 하는 정상적인 상품판매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점수 감소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거주하는 노년층들의 금융소외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PB센터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노년층은 수십리 길을 버스를 타고 지점이 있는 곳으로 나와 은행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은행 지점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수도권에 위치한 점포는 2877개로 전체 영업지점수의 60%를 넘어선다.

▲ 지난 10월 28일 오후 서초구 KB국민은행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 디지털 셀프 존에서 한 고객이 은행 창구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뉴시스


◇ 해외는 지금 무인점포 확대…한국은 지금 어디

해외 은행도 역시 비용 문제로 지점을 없애는 추세다. 하지만 무인점포를 일찍 가동하기 시작하는 등 고객 편의에 있어 앞서 나가고 있다.

일례로 미국 최대 상업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어드밴스드 센터(advanced center)'라는 이름의 무인점포를 2017년부터 운용중이다. 여기에선 일반 ATM기에서 해결할 수 없는 대출, 은퇴설계 등 직원과 대면으로 거래해야 하는 복잡한 업무도 가능하다. 대출 등의 업무는 화상을 통해 직원과 연결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어드밴스드 센터는 차츰 늘어나 300개 수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옆나라 일본 역시 은행 지점 수를 줄이는 가운데 무인 점포를 늘리고 있다. 무인점포에서도 대출 등 상담이 가능하도록 화상을 이용하는 것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비슷하게 운용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무인 점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대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뱅크로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고기능 무인화자동기기를 늘려나가고 있다. 은행권은 지점 통폐합이 불가피한 중소도시에서 무인점포가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내 무인화 점포들은 사실상 디지털 키오스크가 들어있는 부스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얼핏봐선 ATM 기기와 구분되지도 않아 업무에 혼란을 주는 아직은 어려운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ATM 기기에도 취약한 노년층에겐 무인 점포는 더 어려운 숙제다. 무인 점포에 대한 저변 확대를 위해 은행들의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도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점포에 더해 무인점포를 많이 추가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 접점을 늘려나갈 것"이라면서 "무인점포에서 금융상품 가입 등의 수요가 발생할 경우에는 지역 거점점포 직원이 상담하는 선순환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  jyi78@econovill.com  |  승인 2020.01.19  15: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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