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한국은행이 1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첫 금통위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 인하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금리를 낮춘 만큼 경기 회복세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날 회의에서 연 1.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9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9%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미약하지만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8월 91.1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91.9를 나타냈다. ESI는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해 경제주체들의 경기 판단을 보여준다. 앞서 ESI는 상승세를 타기 전엔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0.7%로 반등해 지난해 불거졌던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에서 벗어났다.

관심은 한은이 연내 추가적인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에 쏠린다.

현재 뚜렷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인하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신인석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화 추이. 출처=한은 금융통계시스템

투자업계는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정도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인하여력이 있다고 언급해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선행된 뒤 금리인하 시점을 조율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중단 관련 노이즈도 부각될 수 있어 2분기중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나타내면서 당분간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추가 금리 인하로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릴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정부 정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 미국이 올해 금리동결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은의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싣고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통위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거시 건전성 정책의 대응이 우선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부작용이 크다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중 금리결정 회의는 오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를 남겨놓고 있다.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