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 39%, 2006년 8월 이후 최고

 IT하드웨어, 내구소비재 등 순환매수 주목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국내 증시는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변수와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요인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서도 외국인의 코스피(KOSPI) 지분율이 40%에 육박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어 외국인의 시장 장악력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외국인의 지분율이 늘어나거나 수급이 집중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9%로 2006년 8월 이후로 14년 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코스피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는 2087.96에서 2230.98로 약 7%가량 상승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의 수급 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확대되면서 주가도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해 들어 3일을 제외하고는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이달에만(1~17일) 1조7313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올해 들어 12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며 3조4955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같은 기간 1조691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누적 순매수 대금과 모멘텀은 세 차례에 걸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리밸런싱 시기를 제외하고는 동행하는 추세를 보인다"면서 "외국인의 시장 장악력의 확대로 모멘텀 전략의 영향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이어 “지수 변동이 없다면 연기금 자산의 자연 증가분 수준의 매수 여력은 있겠지만 강세가 나타나면 오히려 팔아치울 수 있다”면서 “연기금과 개인의 자금 유입이 주가 상승의 동력을 제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목표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은 17.3%로 설정했다. 지난해 10월 말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123조5000억원을 사들여 전체 자산 중 17.3%를 차지해 추가 매수 여력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개인이 매수 주체로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에서 개인의 매수 비중은 높지만 최근 6년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확대되며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대형주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최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보면 반도체, 미디어·엔터, 호텔·레조 등 특정 업종에 수급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외국인의 순매수와 모멘텀 반등이 나타나는 IT 하드웨어, 내구소비재, 전자·전기제품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