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당이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출처=종근당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최근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이란 신약개발과 생산시스템에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혁신기술이다.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와 부가가치가 높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특정 후보물질이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다른 후보물질이 남아있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 CKD-510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HDAC6는 인체 내에 있는 효소로 암세포의 사멸, 종양의 혈관형성과 전이, 면역세포의 분화와 억제, 근육분화와 심근형성 등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에 관여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현이 증가하여 세포질 내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마이크로튜블의 안정성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림으로써 알츠하이머성 치매, 헌팅턴병 및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등 다양한 신경질환 발생과 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이 증가한 HDAC6는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켜 대식세포 및 T 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조절 T 세포 활성을 억제하여 다양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혁신 신약 후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CKD-506은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현재는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CKD-506을 기존 관절염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개발하고 향후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인 ‘CKD-510’에도 HDAC6을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CMT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어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CKD-510은 HDAC6를 억제하고 말초신경계 축삭수송기능을 개선시켜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다. 현재 전임상을 완료하고 유럽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성곤 효종연구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HDAC6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HDAC6를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종근당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며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나 희귀질환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