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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나는 헤테로토피아 모험에 동행하기를 소망한다”
   
▲ 김상표 교수는 “사실과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시대의 소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저술의미를 부여하면서 “하지만 화이트헤드의 경고처럼, 자기를 넘어서는 초월성의 질문을 제기하지 않는 문명이나 조직은 결코 창조적 전진을 계속할 수 없다”라고 피력했다.

경영학자 김상표 교수와 철학자 김영진 교수(대구대)가 10여 년 동안 리좀(Rhyzome)적 합생 을 거쳐 탄생시킨 신간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경영철학’은 책 명제가 암시하듯 철학적 향취가 물씬한 경영서다. 서울 인사동에서 김상표 저자(著者)를 만났다.

-철학과 시장(marketplace)이라는 이질적 만남에서 무엇을 획득했나?

서구 철학은 학교가 아니라 시장에서 생겨났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철학을 젊은이들에게 설파(說破)한 장소 또한 시장이다. 21세기에 철학과 시장이 만난다면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까?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업인은 개인적으로 성공하려는 동기가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기업인의 성공 동기가 ‘세상을 괴롭히고 있는 주기적인 불경기’를 가져온다는 철학자 화이트헤드(Whitehead, 1861~1947년)의 주장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 왜 그러한 결과가 초래될 수밖에 없는가? 자본주의체제와 기업공동체 그리고 인간이 파국을 피하면서 21세기 새로운 문명화를 위한 길을 찾아낼 수는 없을까? 이러한 의문을 갖고 사유한 결과물이다.

   
 

-‘과정공동체’라는 새로운 어휘가 내용의 주요 뼈대가 되고 있다.

과정패러다임을 기업공동체에 적용한 새로운 모델을 과정공동체(process-community)로 명명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들을 탐색했다. 진리, 아름다움과 예술, 모험, 평화 등 이러한 관념을 구현하는 공동체가 저 멀리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지금 이미 우리 곁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로 나란히 실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모색은 흥미로웠다. 경영학의 대가 노나카(Nonaka)가 개발한 사례들을 나름의 관점으로 분석한 내용들뿐만 아니라 직접 들여다본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적절한 공명에 대한 실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책머리에 ‘장일순의 관념과 실천의 모험을 기리며’라는 헌정(獻呈)문구가 있다.

한살림협동조합운동의 창시자,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을 비롯하여 자유롭고 평등한 기업공동체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했던 노동자 전태일, 조영래 변호사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했던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 등에 이르기까지 이미 우리들은 과정공동체를 꿈꾸었던 많은 선례들을 갖고 있다.

과정공동체를 향한 다양한 시선의 차이를 공존시킬 필요가 있는데 과정공동체는 지금 여기서 진행 중인 과정적 실재라는 것이다.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인간 삶을 억압하는 일체의 것들을 혁파하는 꿈을 꾸며 합생적 기업가-되기를 즐기는 수많은 21세기 변혁의 주체들이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솟아나 과정공동체를 창조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집필의 꿈이자 저술 이유다. 이 책이 헤테로피아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관념과 실천의 모험에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향상되는 인류의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업가의 조건이 있다면…

사회적 경제영역, 생태공동체운동, 기업내부에 공동체적 속성을 도입하려고 시도하는 수많은 창조적 기업가 등은 모두 공동체기업가-되기를 실험하는 다중들에 속하고 그러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변혁가다. 그들은 개인의 감성적 역능의 한계 혹은 제도나 사회에 의해서 가려졌거나 은폐됨으로써 감각할 수 없게 되었던 것들을 다시금 감각할 수 있도록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깨어남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후반부, 특히 경영과 철학의 아름다운 대비가 돋보인다.

책의 7부에서는 낭만이라는 혼돈과 정교화라는 질서의 상태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새로운 질서로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카오스 속에 코스모스가 자리 잡고, 코스모스 가운데 카오스가 살아 숨 쉬는 멋진 오스모스(Osmose)의 마당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역설경영, 합생적 기업가정신, 실천적 지혜 프로네시스(phronesis), 가설추리법(abduction), 느낌의 윤리 등 기업경영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개념들이 독자를 유혹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강렬하지만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년)의 천개고원을 넘어갈 때처럼 인내가 필요하다.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경영철학, 김상표·김영진 공저, 591쪽, 3만5천원, 솔과학刊

   
 

◇김상표(KIM SANG PYO,金相杓)

김상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같은 대학에서 조직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했으며 University of Maryland에 Visiting Scholar로 1년 동안 머물렀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임명된 이후에는 같은 대학의 창업대학원장과 창업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수다지안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기도 했으며 기획재정부 협동조합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역설경영, 공동체, 기업가정신, 감정노동, 사회화 등 조직이론의 핵심주제들을 연구하여, 이에 관한 논문들을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경영학연구, 인사·조직연구, 화이트헤드연구, 철학논총, 한국창업학회지, 벤처경영연구 등 국내·외 여러 학술잡지들에 게재하였다. 저서로 ‘경영은 관념의 모험이다, 생각나눔, 2019’가 있다.

이와 함께 ‘서양화가 김상표’, ‘김상표 작가’로서도 얼굴성을 통해 회화의 진리를 묻는 방식으로 4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오는 3월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gallery is)’에서 ‘나르시스 칸타타’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  kdc@econovill.com  |  승인 2020.01.15  19: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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