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빽다방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빽다방이 앞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그간 주무기로 활용한 ‘가성비’ 이상의 묘안을 발굴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가성비 만으론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빽다방 점포 수는 작년 12월 말 기준 623개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표시된 2016년 말 이후 4년 간 빽다방 점포 수는 꾸준히 상승해왔다. 매장당 평균 매출액도 비슷한 면적으로 출점하는 경쟁사에 비해 높은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빽다방의 매장 면적 3.3㎡당 평균 매출액은 2281만원으로 같은 기간 이디야커피(990만원)의 2.3배 수준에 달한다. 두 브랜드가 해당 기간 앞세운 기준점포면적은 각각 50㎡, 66㎡로 중소형 규모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기준점포면적은 해당 브랜드별 기존 점포의 통상적인 매장 영업 면적을 의미한다.

빽다방은 2006년 공식 출범한 뒤 2년 지난 2013년부터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 일부 경쟁사들이 무분별한 출점으로 점포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해 몰락하는 상황에서도 사업을 꾸준히 영위하고 점포 수를 늘려왔다.

빽다방, 가성비·백종원 후광 힘입어 성장세 유지

빽다방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보여올 수 있었던 요인으로 가성비가 꼽힌다. 예를 들어 16일 기준 현재 빽다방의 아메리카노 메뉴 ‘앗!메리카노’는 따뜻한(hot) 메뉴 420㎖ 용량을 기준으로 1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디야커피 아메리카노(420㎖ 기준) 3200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473㎖ 기준) 4600원 등에 비해 저렴하다.

빽다방은 높은 가성비로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에스에이컨설팅이 소비자 1085명을 대상으로 커피전문점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빽다방은 해당 조사에서 ‘가격이 가장 만족스러운 커피전문점’ 1위(43.8%·475명)에 올랐다. 이디야(29.0%·314명), 스타벅스(13.8%·149명), 투썸플레이스(5.1%·55명)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빽다방이 저가 제품들을 앞세워 경쟁사보다 더 높은 단위면적당 매출액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고객을 다수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빽다방의 성과는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온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의 후광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백 대표는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요식업계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행보를 이어왔다. 백 대표의 이 같은 ‘활약’이 더본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도 상승 효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실제 에스에이컨설팅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커피 품질이 우수한 커피전문점 업체’로 스타벅스(59.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투썸플레이스(13.8%), 이디야(11.1%), 빽다방(4.1%) 등 순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빽다방을 두고 가성비에선 만족감을 느끼지만 품질로는 경쟁 열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빽다방은 소비자 판단과는 대조적으로 품질관리에 공들여온 것으로 분석된다. 빽다방은 홈페이지, 매장 등 경로를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두 품질의 우수성과 전문적인 로스팅 과정 등을 홍보하며 품질을 앞세우고 있다.

빽다방은 현재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 원두 주요 생산지 3곳에서 생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또 생원두를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대규모 로스팅 공장 ‘테즈 로스팅’에서 볶은 뒤 48시간 안에 매장으로 납품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빽다방은 경영 슬로건도 ‘합리적인 가격, 놀라운 퀄리티의 커피전문점’으로 앞세워 고품질 감성을 고객에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성비 강한 브랜드’라는 정체성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 이상의 차별화를 도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빽다방이 이디야의 성과를 벤치마킹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디야는 빽다방과 마찬가지로 사업 초반에 중소형 규모의 매장을 적극 출점해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절감하는 대신 메뉴 가격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회사 대내적으론 커피 품질을 연구하는 시설 ‘이디야커피랩’과 로스팅 설비 등 시설을 갖춘 공장 ‘이디야 드림 팩토리’를 착공하는 등 내실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이디야는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최초로 점포 3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빽다방이 이디야 사례를 참고해 가성비 이상의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경영컨설팅 업체 프랜코의 유재은 대표는 “가격 파괴를 앞세운 매장도 종국에는 품질·서비스 등 브랜드 본연의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생존할 수 있다”며 “빽다방은 백 대표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토대로 앞으론 사업 노하우를 쌓는데 역량을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빽다방 바리스타 직원이 근무하는 모습. 출처= 빽다방

빽다방, 전문성 강화·사이드 메뉴 확대에 박차

빽다방이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인재 양성, 사이드 메뉴 확대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해당 전략들은 최근 엔제리너스, 이디야 등 주요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의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빽다방은 이번 전략이 기존 업계에서 통용되고 있지만, 세부적인 실천 계획에 차별성을 부여함으로써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빽다방은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작년 10월부터 전문성 갖춘 바리스타를 양성하기 위한 바리스타 자격 검정제 ‘빽스 바리스타‘를 도입했다. 전국 빽다방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포함 직원들은 특강교육, 필기·실기시험 등을 거쳐 빽스 바리스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빽다방은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등급화하기 위해 자격제를 1급·2급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2급 자격은 같은 해 9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사업 내 자격검정 인증’을 받기도 했다. 빽다방은 소정 절차를 거쳐 자격을 획득한 바리스타들에게 뱃지를 나눠주는 등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최근 카페에서 끼니를 때우는 ‘카페식(食)’ 트렌드에 발맞춰 빵류 사이드 메뉴를 전격 취급하는 가맹 브랜드 ‘빽다방 베이커리’도 지난해 론칭했다.

점포 경영주가 제빵사를 직접 고용해 베이커리 메뉴를 매장에서 생산하고 본사에서 레시피, 식자재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현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빽다방 베이커리 신사사거리점을 테스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16일) 제주 사수동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빽다방은 기존 가맹점주들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기존 빽다방 매장에 빽다방 베이커리의 특성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빽다방 매장을 빽다방 베이커리로 전환하거나 기존 빽다방 점포의 규모를 늘려 사이드 메뉴를 여유롭게 이용하려는 고객을 위한 휴게공간을 구비하는 계획을 현재 시험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빽다방 관계자는 “빽다방은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 있는 메뉴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동시에 가맹점주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