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충청권의 대표적인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최근 미분양 물량이 줄면서 지방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는 천안을 맹주로 한 충남권의 상대적인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감정원이 매주 발간하는 주택 동향에 따르면 충남은 3주 연속 전세가와 매매가 상위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적 호재와 함께 외부 투자자들의 수요가 이 같은 상승에 일조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5개월새 천안 미분양 물량 78% 해소

천안시의 경우 2017년 2월 2567세대의 미분양 가구를 기록하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작년 8월 이후 미분양 물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현재는 미분양 관리지역 해제 요건인 500가구 이하의 미분양 가구 수를 충족한 상태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2019년 8월 말 천안의 미분양 가구 수는 1583가구였지만 이후 2019년 9월에는 1020가구, 10월에는 568가구로 대폭 줄어들어 11월에는 378가구까지 그 수를 줄였다.

천안시청 관계자에 의하면 12월말 기준 천안의 미분양 주택 가구 수는 전체 10개 단지, 336세대다. 작년 8월 말의 미분양 가구 수와 비교하면 78.84%가 감소했다. 월별로는 매월 거의 240여 가구씩 분양 물량을 줄여온 셈이다.

이미 미분양을 기록한 아파트도 빠르게 계약을 늘려가며 해당 물량을 해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9월 분양을 시작한 ‘포레나 천안 두정’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0.7대 1의 경쟁률로 미분양을 기록했지만 3개월도 안돼 급격히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며 전 세대 모두 100% 계약체결을 완료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미분양관리지역이 500가구 밑으로 떨어진 이후부터 6개월간 모니터링을 하게 되고 변동사항이 없으면 다른 요건 등을 검토해 해제한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의하면 천안의 모니터링 기간은 올해 5월 31일까지다.

천안시청은 작년 11월 미분양 관리지역의 해제 요건인 500가구 이하를 충족함에 따라 별도의 변수가 없다면 6개월의 모니터링 기간이 끝나는 5월 31일에는 미분양 관리지역해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천안시청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 1분기에 천안 성성지구 등의 지역에서 2000여세대가 넘은 추가 공급이 있어 확실히 5월 말에 미분양이 해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 매매가, 전세가도 높은 상승세 유지

천안 지역의 주택 가격과 전세가격도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와 세종시 등을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는 비교적 높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KB 리브온의 올해 1월 6일 기준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천안시 서북구의 경우 전월대비 0.32%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도 작년 12월23일 기준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 매매가격 변동률도 전주보다 0.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인 12월30일의 전세가격 역시 더욱 상승세를 올린 0.29%를 보였다. 같은 주 매매가격 변동률도 0.2%로 상승을 유지했다. 올해 1월 6일 기준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의 전세가격 동향에 따르면 천안시 서북구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0.15%를 유지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인 청주시 등도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청주시의 11월말 미분양 주택은 1292가구였지만 12월에는 503가구로 대폭 그 수를 줄였다. 역시 미분양 관리지역인 서산 역시 0.27%에 가까운 전세 가격 변동률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아산시 역시 높은 전세가 변동률을 보여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6일 기준 아산의 경우도 전세가격 변동률은 0.21%를 나타냈다.

천안은 12.16 대책 이후로도 신축을 중심으로 거래가 어느 정도 되는 상황이라고 지역 중개업자들은 이야기했다. 두정동의 중개업자는 “오래된 구축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다만 매매가격은 일부 구축 단지의 경우 84㎡ 기준 1000여만원이 올라 12.16 대책 이후로도 소폭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들은 기존의 마이너스 P(프리미엄)가 붙던 단지도 웃돈이 조금씩 붙었다. 해당 업자는 “올해 4월 입주를 앞둔 두정동 ‘효성헤링턴’의 경우, 웃돈이 적은 세대는 1000만원 많이 붙은 곳은 5000만원도 붙었다”고 말했다.

유동성과 연쇄 풍선효과로 인한 원정 투자 등이 원인

천안 지역의 업자들은 천안의 미분양 해소가, 많은 유동성과 연쇄적인 풍선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강남을 필두로 한 서울 지역에 대한 장기 규제로 가격 상승이 점차 수도권과 광역시로 옮겨갔고 해당 광역시의 외부 투자자들이 저렴한 천안 지역으로 모여든다는 것이 해당 업자의 설명이다.

역시 두정동의 중개업소에서 일한다는 한 중개업자는 “5대 광역시도 많이 올랐고 유동성으로 투자처를 못 찾은 돈들이 입지가 나쁘지 않은 천안 등지로 몰리고 있다. 외부 투자자들이 저렴하고 입지 좋은 천안 집을 다 사간다”고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천안시에도 버스 등을 빌려 단체로 원정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목격되고 있다. 해당 업자는 “대전, 대구 등의 광역시는 물론 가까우면 수원에서 멀리는 파주까지 인터넷의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단체로 오는 투자자들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에 의하면 외부 투자자들이 우선으로 노리는 곳은 택지개발지구와 4년 이내 신축 단지고 그 다음으로 선호하는 물건이 입자가 좋은 구축아파트다. 그는 “천안의 경우 신불당 등의 지역에 투자 수요가 있다. 3~4년 밖에 안된 신도시라 신축아파트도 많아 선호가 높다. 그 외 기타 백석동 등지도 많이 찾는다. 미분양이 있던 단지들도 많이 물량이 많이 빠져나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정투자자들이 천안 가격을 다 올렸다. 천안사람만 움직여서는 그렇게 오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천안시청의 한 관계자도 “천안이 충남 중에서는 수도권에서 제일 가깝고 유동인구가 많다. 최근 수도권 등의 외지인들이 미분양을 많이 사갔다. 고급 주거브랜드의 경우 미분양이 나도 최근에는 빠르게 ‘완판’된다. 외부에서 투자 목적의 수요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아산 지역의 삼성 디스플레이 투자 등 지역적 호재를 꼽기도 했다. 한 중개업자는 “삼성 디스플레이 투자 영향이 천안 등 충남권에 미칠 수 밖에 없다. 해당 호재 때문에 발표시점 후로 한동안은 천안도 매매가격 등이 꽤 올랐다”고 말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미분양 지역이었다는 것은 곧 거래가 되지 않았고 그렇다는 것은 할인분양도 많았던 지역이라는 의미다. 그런 지역에서 매매 등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것은 유의미한 지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거시적으로는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풍선효과 등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다른 지역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만큼 천안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결국 미분양 지역도 투자할 가치가 있고 안 비싸다고 생각되면 팔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