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간편결제 시스템, 가맹점 무인화 바람 일조

카드사마다 RPA 시스템 도입 사내 무인화로 비용 절감

수수료 인하 돌파구 vs 인력 구조조정 촉진 의견 엇갈려

▲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금융권 AI 도입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에도 무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사내에선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실물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시스템이 무인가맹점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는 업무효율화는 물론 고객 편의성을 높여 현재 수익성 난항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간편결제, 가맹점 무인화 ‘일조’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간편결제 시스템이 가맹점 무인화 바람에 일조하고 있다.

BC카드는 지난 14일 오픈한 GS25 을지스마트점 '무인편의점'에 자사 QR코드 기반 자동결제 기술을 적용했다. 자동결제 솔루션에 적용된 'BC페이북 QR결제'를 통해 무인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별도의 결제 과정 없이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은 결제 수단을 간소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 대표적 예가 생체간편결제시스템이다. 신한카드는 얼굴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FacePay(페이스페이)'를 카페, 편의점 CU 등 특정 가맹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롯데카드는 손바닥 등 사용자 정맥정보로 결제할 수 있는 '핸드페이(HandPay)'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BC카드가 최근 무인편의점에 적용한 '페이북' 역시 비밀번호 대신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다양한 무인매장이 떠오르면서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플랫폼 사용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인화 열풍에 시그니쳐 매장이 늘어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니즈를 카드사들이 제공할 수 있어 간편결제 플랫폼은 업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AI가 일처리 대신…사내서도 무인화

사내에서도 무인화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여러 카드사들이 RPA 시스템 도입으로 업무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RPA 시스템을 업무에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카드사는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총 120개 업무에 RPA솔루션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실시간으로 접수되는 신규 가맹점 신청 관련 △대표자 계좌검증 △업종등록 △등록가맹점 여부 확인 등 과거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하고 입력했던 단순 반복적인 검증 작업을 RPA수행으로 대체했다.

홈페이지 관리 및 온라인결제 모니터링 등 휴일 시스템 점검 업무에도 RPA를 적용해 주말에 출근해 시스템을 체크하는 당직 인력을 대체했다. △일일보고 작성 △비용정산 업무 등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수작업 업무도 RPA수행으로 자동화했다.

대형사들의 RPA 도입도 활발하다. 신한카드는 56여개 업무에, 삼성카드는 47개 업무에 RPA를 적용했다. KB국민카드는 90여개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BC카드의 경우 △고객사 비용 정산 △회계 처리 △각종 보고서 생산 등 60여 가지 업무를 자동화했다.

◇ 한줄기 빛 될까

▲ 출처=금융감독원

이처럼 무인화 열풍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등으로 수익성 돌파구가 절실한 카드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무인화로 인해 업무효율성이 높아져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신사업 확대의 길도 열리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으로만은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무인화 바람이 인력감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다수의 카드 상담원들은 챗봇(채팅로봇)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조직슬림화를 위한 희망퇴직 행렬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인화 열풍이 무조건 인력감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순 없다"며 "가령 RPA 같은 경우 자신이 해야 할 단순 업무를 로봇이 대신해준다면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으로, 업무효율화가 높아지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