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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공화국, 달라질까] “국내 망 비용 너무 비싸다”망 이용대가는 틀린 말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정병국, 신용현 국회의원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및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최한 ‘리마인드 2019! 규제개혁 토론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망 비용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나왔다. 이는 상호접속고시 및 글로벌 CP와의 형평성 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얽혀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및 넷플릭스와 국내 ISP와의 분쟁으로도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망 이용대가라는 말이 인터넷의 본질과 180도 다르며, 국내 CP 역차별 이슈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나아가 국내 망 이용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교수는 인터넷의 정의와, 망 비용에 대한 정의를 시도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무료”라면서 “인터넷은 정보전달을 크라우드소싱하는 개념이며, 각각의 단말이 서로 다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망 이용대가라는 단어 성립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물리적인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접속료만 서로 지불한다면, 망 이용대가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뜻이다.

▲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박 교수의 말대로 인터넷은 하나의 네트워크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네트워크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구축되어 있다. 당연히 네트워크들은 다른 내트워크와 상호접속하고 있으며, 이 방식에는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직접접속(peering)과 다른 네트워크의 비용을 제공하는 중계접속(transit)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각 네트워크가 상대방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상호접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16년이다. 지금까지 각 통신사들은 네트워크를 상대방 네트워크와 상호접속하면서 별도의 비용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상호접속기준 고시 개정안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타진했다. 2016년 이전까지 각 통신사들은 각자의 네트워크를 상호접속하면서 무정산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이제 같은 계위에 속한 통신사들은 정산을 해야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박 교수는 망을 이용하는 대가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잘못된 개념이라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망 비용을 둘러싼 역차별론도 부정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면서 “페이스북의 경우 한국 망 사업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당연히 국내 역차별이라는 말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CP들이 종종 말하는 역차별 주장은, 인터넷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역차별 이슈의 핵심을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구글은 국내에 망 접속 포인트를 별도로 두지 않았으나, 유튜브 트래픽이 폭증하자 국내 통신사들은 캐시서버 설치를 제안하며 일종의 특혜를 준 바 있다”면서 “국내 CP들 입장에서는 왜 구글 캐시서버와 같은 특혜를 허락하지 않는가라며 역차별이라 주장했는데, 이 논란이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통신사들은 이후 역차별 논란을 제기되자 통신사들은 국내 CP들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글로벌 CP에 대한 비용을 높여서 받는 것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의 주장은 최근 국내외 CP들이 국내 통신사를 상대로 뭉치게 된 장면과 관련이 있다. 당초 국내 CP들은 국내 통신사들이 글로벌 CP에만 과도한 혜택을 주면서 국내 CP에는 막대한 망 비용을 받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망 비용 자체가 많다는 주장이 나오며 국내외 CP들이 합종연횡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최 대표는 역차별 논란의 핵심은 국내외 CP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의 행보 자체에 있다는 비판이다.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인터넷의 본질 연장선에서 망 비용 논란을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망 이용대가를 주고받으면 일견 합당해 보이지만 이는 인터넷 정신과 어긋난다”면서 “ISP와 CP, 국내 및 글로벌 CP의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역할에 집중했다. 김 교수는 “상호접속고시 자체가 정부가 개입하는 순간 공적인 역할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상호정산 방식을 강제하는 순간 공익적 목표가 나와야 하는데, 덕을 본 것은 통신사(ISP)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즉 상호접속고시로 인한 공익적 효과가 나와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다만 이진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은 다른 측면으로 접근했다. 이 과장은 우선 “상호접속고시는 2000년대 초반 대형 ISP의 횡포를 막으려 만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비판에 여지를 뒀다.

한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사무총장은 CP의 입장에서 망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한국만 망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는 자료도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CP 업계 대표로 나선 박태훈 왓챠 대표도 “국내 망 비용이 상당히 바싸다”면서 “왓챠가 기술력이 없어서 가상현실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망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성진 대표도 “국내 ICT 업계에서 제일 나빠지는 것이 바로 네트워크 분야”라면서 “망 비용이 상당히 비싼 상태에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1.15  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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