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식시장은 이익 턴어라운드 전망의 신뢰도 순으로 주도주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올해 들어 미중 무역갈등 진정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에 힘입어 국내 주가지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도주와 소외주의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200 고지를 찍은 후 이달 초 장중 2130선까지 물러났던 코스피는 전일(14일)까지 4거래일 연속 강세 흐름을 이어오며 224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코스피 고점인 2248.63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형주 위주의 시장인 코스피, 그 중에서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탄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거래대금도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일부터 14일(장 마감 기준)까지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11조5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증시 평균 거래대금인 9조3000억원보다 24%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전월인 작년 12월 9조1635억원과 비교해도 약 26% 늘었다.

더불어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월 순매수 금액이 6000억원가량에 그쳤던 데 반해 올해는 열흘간 3조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늘었다는 건 투자심리가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출처=메리츠증권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이익 턴어라운드에 대한 낙관론이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지속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스피지수는 작년 연중 고점인 2200선 중반까지 상승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주식시장은 이익 턴어라운드 전망의 신뢰도 순으로 주도주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종목간 투자성과 차이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작년 8월까지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정도의 극소수의 업종만이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작년 9월 이후부터는 IT하드웨어 등 IT전반 업종, 화장품, 호텔, 건강관리 등으로 추세적인 주가 반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IT하드웨어는 올해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화장품, 호텔 업종은 한국 내에서 10%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이는 몇 안 되는 업종"이라며 "반도체, 소프트웨어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과 높은 ROE, 2020년 이익증가율 전망으로 지난해부터 주도 업종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반등이 꾸준히 동행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올해 EPS증가율이 20%대 후반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최근 증시 반등 폭이 EPS 반등 강도에 비해 커 12개월 예상 PER이 11.1배로 5년 범위 고점에 근접해 증시의 단기 추가 상승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승장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 종목들이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에너지 업종의 경우 이익 증가율과 이익 전망치 변화 모두 우수하지만 수익률은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는 현재의 이익 전망치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인데 이후 이익 전망치가 하향 반전되거나 화장품 업종의 경우처럼 이익 전망치 개선 이후에 3~6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 은행, 보험 등 일부 업종은 이익 개선 악화로 상승장에서 소외주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메리츠증권

강 연구원은 "올해는 2018년, 2019년 2년 연속 이익 역성장의 기저효과로 종목 간 이익 증가율 차이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할 것"이라면서 "과거 패턴상 매년마다 종목간의 이익 성장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때마다 주도주, 소외주 수익률 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어떤 섹터에 집중할지를 놓고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작년부터 지속된 반도체 상승세가 좀 더 지속될 것인지의 여부, 최근 주도주에 동참한 화장품, 호텔, 건강관리, IT하드웨어 등에 대한 매수 동참 여부, 여전히 부진한 주가를 보이는 소재, 산업재, 자동차 등 전통적 경기 민감주 전반에 대한 비중 축소 여부가 투자자들의 고민거리"라면서 "결론적으로 올해 주도주 그룹 포함여부는 이익 전망치의 턴어라운드 강도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주도주, 소외주 간의 수익률 격차는 수년간의 저점에서 이제 평균 수준까지 상승한 정도이며, 향후 추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를 보면 이익 전망치 개선 기대가 시장 전망치로 나타나기 전에 외국인이 매수한 업종은 반도체 이외에는 없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소재, 산업재, 자동차 등 이익 전망치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업종은 선제적으로 매수할 유인이 적어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