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에 아이들이 조심해야 하는 주요 질환은 무엇일까. 추운 날씨로 인해 감기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이 시기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은 '소아비만'이다. 소아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영양장애다. 규칙적 생활패턴 없이 먹고 마음 가는 대로 먹거나, 여름에 비해 야외활동이 줄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 소아비만 발생률이 높아진다.

소아비만은 단순히 뚱뚱해 보이는 겉 모습의 문제가 아니다. 체내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나타나는 과체중으로 대사 장애를 동반하는 엄연한 '질환'이다. 하지만 아동기에는 "잘 먹어야 잘 큰다", "먹어도 어차피 키로 간다"라는 어른들의 잘못된 상식으로 적절한 치료가 아닌 방치 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은 스스로 병원에 찾아 가기 어렵고, 주변 어른들의 보호 아래에 움직이기 때문에 소아비만에 대한 위험성과 치료적 관점을 부모 부터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사춘기를 급히 시작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키 성장을 방해 한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과도 연관이 깊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현상인 유방 발달과 음모의 발달, 고환 크기의 증가와 같은 현상이 여자 아이는 8세 이전에, 남자 아이는 9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되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말한다. 비만으로 인해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호르몬의 분비시기도 함께 빨라지며, 성장호르몬에 대한 호르몬 내성이 증가해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 성조숙증이 발생한다.

지방세포에 분비하는 '렙틴 호르몬'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면서, 조기 사춘기가 발생한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이 빨라지면서 성장판이 그만큼 조기에 닫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아의 경우 초경을 할 시점이 153㎝이 되어야 성인이 되었을 때 160㎝이상이 될 수 있지만, 초경 시작 시점 키가 153cm 미만 일 경우라면 초경 시작 후 2~3년 후에 성장판이 닫히며 최종키는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잘 먹어서 키가 크는 것이 아닌 과하게 영양을 섭취하게 되면 비만으로 인해 오히려 본래 갖고 태어난 키도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소아비만은 무엇보다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 위험성이 높다. 비만이 지속되면 유지될 경우 지방간, 고콜레스트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불임, 우울증, 사회 부적응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소아 시기에 비만이 발생하면 심리 사회적으로 또래 관계에서 위축되거나, 비만과 관련된 별명 등으로 불리기 쉬워 소아 청소년기에 얻어야 할 자기 존중감이 결여 될 수 있다. 이때 결여된 자기존중감은 청년 및 성인이 되서도 열등감이나 타인에 대한 불신으로 잔재할 수 있어 특히 중요하다.

소아비만은 그저 음식만 줄이면 될 것이라 속단하기 쉽지만, 치료는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다. 신체는 자기 체중을 감지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기능이 있어 체중을 감량하면 신체가 굶고 있다고 판단해 체내 대사량을 줄이고 지방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작용 방향을 바꾼다. 이것이 요요현상이다. 본래도 한번 살이 찌면 빼기 어려운 것인데, 여기에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어리니까 밖에서 놀다 보면 금방 빠진다"라는 식으로 쉽게 생각하거나, "그렇게 안움직이니까 살이 찐다" 라는 식으로 아이의 게으름 때문에 비만이 생겼다는 잘못된 표현을 할 경우 아이들은 쉽게 낙담하고 불만을 품게 된다.

따라서 가급적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찾아가 아이의 현 상태를 명확히 알고, 생활패턴과 식습관까지 꼼꼼하게 코칭 받는 것이 좋다. 부모가 무의식적으로 비만한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하거나, 잘못된 코칭을 할 경우 성장기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아이들에게 "먹지마라" 라는 소리 보다, 건강하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함께 먹자"라고 말하거나 가족들 모두가 즐거운 행위로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