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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선배송 확산, 설땅 잃은 우유배송 대리점대리점 통·폐합하고 온라인업체와 개별 공급계약 맺는 등 살 길 찾아야
   
▲ 수도권에 위치한 한 매일유업 대리점. 출처= 네이버 거리 뷰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유가공제품을 배송하는 대리점의 경영주들이 현재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배송 서비스 공세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 우유 배송 대리점은 구독경제의 ‘원조’ 격이지만 혁신에 둔하게 대응하다 당일배송, 빠른배송 등 고객 니즈에 특화한 서비스들에 치이고 있다. 대리점이 생존하기 위해 정기 배송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갖추는 등 쇄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 마켓컬리는 작년 1~11월 기간 동안 ‘제주목초우유’를 100만개 판매했다. 전년대비 2.5배 증가한 수치다.

마켓컬리는 당일 입고해 바로 판매하는 ‘극신선식품’을 새벽배송 서비스로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목초우유는 마켓컬리의 우유 자체브랜드(PB)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6년 6월 기존 생산 업체인 다인목장과 협업해 주문자 상표 부착(OEM) 제품으로 제주목초우유를 출시했다.

제주목초우유는 주요 정기배송 품목인 유제품을 이커머스 업체가 PB 사업 소재로 활용한 사례다. 유제품 같은 신선식품에 대한 이커머스 업체의 관심과 고객 수요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마켓컬리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업체들은 PB 상품 전략 외에도 차별적인 배송 역량을 토대로 우유 같은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유통업체나 유가공업체들이 점포 운영시간이나 배송 시스템 등 제한 사유로 공략하지 못한 ‘신선식품 배달 수요’를 적극 충족시키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이 ‘테트라팩’ 같이 기존 종이팩보다 유제품 내용물을 더 오랜 기간 보관하거나 실온 저장할 수 있는 포장재를 도입한 점도 업체 간 배송 경쟁을 심화시킨 요소로 분석된다. 차세대 포장재는 대리점 뿐 아니라 유통채널에게도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저온유통 기술(콜드체인) 같은 기술에 의지하지 않고도 손쉽게 다량 운송할 수 있다.

이밖에 흰 우유(백색 시유) 외 초코우유, 커피 등 유가공제품의 인기가 늘어난 점도 결과적으로 유통채널 이용을 부추긴 요소다. 고객들이 매장에서 단품 단위로 제품을 수시로 이용하는 등 편의성을 누릴 수 있어서다.

유가공업체가 계약을 맺고 우유 배송 대리점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들은 우유 소비량 감소와 이커머스 배송 공세 등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유 배달 사업의 종사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블로그 ‘우유배달 가족 정보공유 커뮤니티’에는 경영 상 어려움을 토로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이 꾸준히 게재돼왔다.

한 누리꾼은 “쿠팡,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이 득세함에 따라 우유 대리점의 수익성은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조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대리점주는 점별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매물을 여럿 인수해 동시에 운영하며 총수익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수준의 영업망이 유지되거나 통·폐합 되는 수순이 이뤄지는 셈이다. 유가공업체들은 현재 대리점 수 추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리점은 창업 수요를 충족시키고 고용 창출에도 일정 수준 기여한다는 점에서 존속 가치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 대리점마다 편차는 있지만 관공서, 학교 등 특수거래처에 유제품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을 만큼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가공업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제품 유통 경로는 수출하거나 유통채널에 직접판매(직판)하는 등 경로를 제외하면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종 전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대리점 존속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리점, 온라인 사업자와 개별 계약 맺는 등 ‘각자도생’ 해야

업체들은 대리점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해오고 있다. 업체의 현금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방식을 도입했다.

매일유업은 정기배송 서비스 ‘매일 다이렉트’로 비용을 자동이체하는 고객에게 ‘매일 두(Do)’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고객은 이 포인트로 매일유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크리스탈 제이드 등 매일그룹 계열사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대부분 동일한 제품가를 책정하되 무료 배송을 실시하는 등 방안으로 고객 편익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각 사가 해당 방안들을 통해 거둔 성과에 대해 별도로 알리지 않고 있어 각 방안들의 실효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이 우유 수요 저하로 수익성 강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리점에 투입할 판촉 비용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가 운영하는 식품산업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소매점 총 우유 매출액은 2018년 2조1241억원으로 2016년(2조879억원)부터 2년 간 감소폭을 보이는 등 사실상 정체된 추이를 보였다.

업계에선 현재로선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대리점주들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 만한 묘안을 발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리점들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리점이 살아남으려면 소수 경영주가 여러 대리점을 운영하는 효율화 작업을 수행하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대리점주들은 또 온라인 사업자와 개별 계약을 맺고 제품을 수요처에 납품하는 등 업황에 발맞춘 생존 전략을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20.01.15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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