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NH농협생명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적자에 시달리던 NH농협생명이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은 물론 재작년 결손이 심했던 자산운용의 상당 부분이 만회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치매보험 가입건수는 110배 이상 늘었다.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한 농협생명이 업황 악화 속 흑자 기조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380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손실 1229억원에서 흑자전환 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말 주식 시황이 좋아지면서 재작년 결손이 심했던 자산운용 부분이 회복된 영향이 크다"며 "전사적으로 TF를 구성해 비용절감 노력도 많이 했다. 치매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이 잘 된 측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2018년 비경상적 투자손실로 인해 적자전환 했었다.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환율 관리비용이 심화되면서 외화자산 헷지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주가지수 급락에 의한 주식형자산 손상차손‧매각손실은 약 1500억원에 달했다.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입보험료 정체도 일어났다.

◇ 보장성 포트폴리오 전환 ‘성공적’

농협생명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주식시장 회복뿐만이 아니라 보장성보험의 높은 판매고를 이뤘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4년 15.4%였던 보장성보험(초회보험료)의 비중은 2019년 71.2%까지 확대됐다.

농협생명 주력상품인 치매보험의 가입건수는 지난해 23만 건에 달했다. 이는 2018년 2046건 대비 1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판매금액도 169억9100만원으로 전년 1억2300만원 대비 130배 증가했다.

▲ 백세시대NH치매보험 보장내용. 출처=NH농협생명 홈페이지

올해 보장성보험 신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생명은 당뇨보험, 척추보험, 초간편 암보험 등 새해 시작 2주 만에 4개의 신상품을 선보였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려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보장성 신상품 출시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 속 보험사들의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생명의 이번 흑자전환이 눈길이 가는 이유다. 지난해 3분기 생명보험사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84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보험영업부문에서는 18조45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이 떨어졌다"며 "보험사 대부분이 실적하락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손익지표는 330억원이 목표"라며 "업황 악화 속 가치경영과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수익 목표치를 크게 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