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마곡지구의 개발 진행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엠벨리로 대표되는 마곡지구의 주거지역은 올해 2월 마곡 엠벨리 9단지의 분양으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된다. 마곡지구의 주거단지는 트리플 역세권 등 가장 좋은 입지를 지닌 엠벨리 7단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12.16 대책 이후로도 매매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 감소를 피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 2월 후분양을 앞둔 '마곡 엠벨리 9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12.16 대책으로 함께 마곡지구에서 준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기는 일단 멈췄다. 매매 거래가 줄고 기업 입주 등은 늘면서 전세가는 강보합을 유지 중이다. 한편 상가 공실은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 입주로 오피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대출 규제 등으로 갈 곳 잃은 일부 투자 수요가 오피스 중심으로 형성될 마곡 지구 상가와 오피스 투자 수요로 흐를 수도 있다고 업계 종사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거래 끊긴 마곡지구 주거단지, 전세 매매 모두 보합

‘마곡지구’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약 366만5783㎡의 부지에 산업(R&D)단지와 함께 주거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여의도의 1.3배 규모로 이중 106만6199㎡ 규모의 1지구는 주거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 마곡광장 인근 업무특별구역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1지구에 들어선 엠벨리 단지들은 모두 매매 거래와 문의가 끊겼다. 4년 동안 분양가의 3배 이상 상승을 키워온 ‘마곡 엠벨리 7단지’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역시 12.16 대책으로 인한 대출 제한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중개업자들의 중언이다. 마곡지구내 한 중개업자는 “아무래도 고가 아파트에 대한 추가적인 대출 제한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곡 엠벨리 7단지의 84㎡의 신고가는 현재 13억원을 넘어섰다. 당초 분양가격인 매매가격 4억3000만원의 세배를 훌쩍 넘어 상승한 것이다.

▲ 마곡 엠벨리 7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마곡지구의 중개업자들과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엠벨리 7단지의 경우 매물이 적다는 희소성과 9호선 및 5호선, 공항철도 등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한 마곡지구의 중심지역이라는 점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또 타 단지에 비해 임대 주거율도 적고 배후의 마곡나루역 등에 신규 상권이 형성돼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 대형 평수가 많다는 점도 마곡지구의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이유로 꼽힌다.

다른 엠벨리 단지들도 12.16 대책 이전까지는 가격에서 7단지와 키맞추기 경쟁을 이어갔다. 특히 9호선 라인과 인접한 엠벨리 6단지와 5단지, 3단지 등이 84㎡ 기준으로 10억원을 넘으며 꾸준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마곡지구 주거지역의 전세가도 12.16 대책 이전까지는 무섭게 뛰어 올랐다가 현재 거래가 끊기면서 강보합을 유지하는 중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마곡지구의 전세 상승세에 대해 매물 품귀로 인한 거래 하락과 기업 입주로 인한 주거 수요를 지목한다.

마곡나루역의 한 중개업자는 매물 품귀와 높은 상승가로 매매는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전세의 오름폭이 더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곡 엠벨리 7단지의 경우 전세가격이 두 달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억원 가까이 급 상승해 현재 84㎡은 약 6억5000만원 가까이 형성한 후 강보합을 유지 중이다.

중개업자들은 이미 입주할 인원들은 다 입주한 상태지만 추가적으로 기업 입주가 이어지면 전세가 역시 최소 강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마곡역 인근의 한 중개업소는 “기업입주가 이어질 때마다 최소 고용인원으로 500명씩은 들어오지 않으냐. 상승폭에는 차이가 있지만 천천히 상승한 곳도 상승 이후 1억원 가까이 올랐고 입지 좋은 일부 단지는 두 세달 사이 1억원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인근에 있는 기존 역세권 구축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상승한 상태에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신방화역 인근 구축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영향을 받아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마곡역 인근의 중개업자는 “'마곡 푸르지오' 처럼 기존 구축 같은 경우도 최대 8000여만원은 올랐다. 방화동 인근의 전세가가 마곡지구 이전에는 그렇게 오를 수 있을 지역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마곡지구 인근서 오른 단지로 신방화역 인근 ‘마곡 푸르지오’와 발산역 인근의 ‘수명산파크’ 1, 2단지 등이 있다. 수명산파크의 경우 단지도 큰 편이고 마곡지구와 바로 맞은 편이라 1년도 안돼 전세가격이 6000여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 마이스 복합단지가 들어서는 업무특별구역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일부 중개업자는 이미 마곡지구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오를만큼 오른 상태고, 각종 개발호재 등도 반영됐다고 말한다. 규제 대책도 발목을 잡은 만큼 추가 상승 여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학군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해당 업자는 “양천구 등의 기존 학군 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이 많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꾸준히 수요를 대체해 흡수해 갈 것”이라면서 “마이스 복합 단지 등이 들어선다고 주택 가격이 자극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규제에 저평가된 상가로 눈돌리지만...공실에 투자 제한적

▲ 발산역과 마곡역을 잇는 공항대로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아파트 가격 상승과 함께 추가 규제로 인해 투자 심리가 멈칫하면서 오피스 등 상대적으로 투자가 쉬운 상가 거래도 오피스 거래를 중심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오피스 수요의 경우, 기업의 입주가 늘어나면서 거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기업 입주가 진행됨에 따라 오피스 수요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기업 입주가 더딘 마곡역 인근 지역은 상가 공실로 인해 상가 분양 후 분양가의 10%가 빠져서 거래가 될 정도다. 그럼에도 몇몇 중개업자는 추후 계속해서 주택시장에 대한 강공 규제가 이어지면 주택시장에 쏠릴 자금이 상가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마곡나루역의 한 중개업자는 “장기적으로 기업 입주와 그로 인한 오피스 증가로 오피스 기반의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인근지역의 상가 공실은 결국 기업과 산업 단지 등이 채워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3~4년안에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 여력이 있다면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마곡역 인근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마곡나루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상가는 주택보다 대출이 수월해 상가 분양가 대비 많게는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마곡지구도 호황은 아니지만 그런 영향으로 일부 저렴한 상가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투자 심리는 상가 공실로 위축되고 있다. 롯데 컨소시엄이 진행 중인 마이스 복합단지 등 일부 부지의 개발 진행에 따라 공실 해결에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는 점이 투자 변수가 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한 중개업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으면서 분양가가 비싼 마곡역 일대의 공항대로 인근 등은 여전히 상가 공실이 많다”면서 “해당 지역은 아무래도 이제 상가 입주가 시작하는 단계라 공실 등은 여전하다. 현재 마곡지구의 상권은 발산역 일대와 마곡나루역 인근에 조금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마곡지구 업무지구의 다른 중개업자는 “롯데건설이 참여하는 복합 마이스 부지나 이마트 등의 사업 진행 속도에 공실 감소 속도가 결정될 것 같다”면서 “마이스 등 대형 건물들이 완성되면 유동 인구가 많아질 것은 분명하고 장기적으로 공실은 메워지겠지만 수년은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상가 공실은 아무래도 거래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해당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해당 관계자는 “마이너스 P(프리미엄)가 붙은 일부 상가는 가격이 싸다는 점에서 추후 장기적인 차익을 위한 인한 거래가 소량 꾸준히 되고 있다. 다만 임대료가 아직 맞춰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바로 수익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업자는 “거래가 예전만큼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고 기업입주도 더뎌지면서 일부 지역은 여전히 공실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마곡지구의 상가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상가 공실 등으로 투자 후 수년을 기다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 현재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마곡지구로 상가 이동하며 기존 상권 주도권 상실

▲ 발산역 사거리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편 발산역 인근의 기존 상가들의 일부가 마곡지구 지역의 상가로 이동하면서 발산역 인근의 구 상권의 침체 확산 현상도 보이고 있다.

발산역 인근 한 중개업자는 “기존 발산역의 구 먹자골목은 많이 한산해졌다. 1억원 이상의 권리금을 받던 상가도 지금은 권리금이 5000만원 선인데도 거래가 안된다. 완전히 주도권을 뺏겨버렸다”면서 “마곡 지구의 임대료가 구 상권보다는 50% 이상 비싸지만 일부 메인 자리의 경우 들어오려는 상가도 많다. 다만 마곡지구의 경우 마곡역 인근 등에서 상가 공실처럼 공급이 많은 만큼 임대료는 보합세다"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자는 “굳이 기존 상권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존 상가들이 이동하거나 분점을 개설하는 경우가 있다. 상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여유가 있다면 마곡지구 내를 기존 상권보다 더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상가 거래 주도하는 건 오피스 시장, 향후 수요로 상가 공실 해결될 것"

▲ LG 사이언스 파크 인근의 업무지구.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마곡지구의 상가 시장에서 특히 많이 거래되는 물건은 오피스이다. 발산역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상가 거래에서 오피스가 차지하는 거래가 활발하다. 절대 수량도 오피스가 많아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상가가 차지하는 오피스텔 빌딩에서 20~30%로 나머지는 오피스인 경우도 있다. 수량이 많음에도 속도의 차이일 뿐 오피스 분양물량은 결국 모두 다 소진되고 있다. 결국에는 오피스 투자자들이 향후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진원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팀장은 “현재 시점에서 마곡지구의 상가 공실률은 기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상태를 보이면서 개선되고 있다. 특히 오피스의 경우 기업 입주가 완전히 진행되지는 않은 만큼 향후 상가 공실이 채워질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에 따르면 마곡지구의 업무용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29.5%지만 준공 1년 이상 경과된 빌딩의 경우 14.9%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마곡개발이 마무리되고 오피스 지구로서 자리잡는 시점에서 공실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공실률 감소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진 팀장의 견해다.

진 팀장은 “발산역 부근 연구지구에 위치한 상업시설은 R&D센터 입주로 성업 중이다. 반면 공항대로 주변 집합건물 저층부에 위치한 시설들은 현재 공실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해당 집합건물이 최근 신규 준공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기업 입주와 오피스 수요로 자연스레 상가 공실이 감소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 “마곡 지구의 특성상 ‘건설업’과 통신 및 ERP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IT’업종, 회계, 법률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업’ 등 소규모 회사의 지원을 위한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서 “마곡 지구의 상가 시장에서 오피스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오피스 시장은 거래현황 등과 추후 기업입주 시점을 고려하면 수요가 꾸준하리라 예상된다. 오피스 공실이 낮아지면 자연스레 전체 상가 공실도 장기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