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부채는 지난해 9개월이 지났을 때 253조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전체 부채보다 9조 달러 증가했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22%에 달하면서 2016년의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출처= Portfoliometrix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는 이미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다. 세계 부채는 지난 2019년이 채 끝나기도 전에 GDP 대비 부채 비율에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사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지난해 9월에 이전의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국제금융연구소 (IIF)에 따르면, 가계, 정부, 기업 부채를 망라한 세계 부채는 지난해 9개월이 지났을 때 253조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 전체 부채보다 9조 달러 증가했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22%에 달하면서 2016년의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이토록 엄청난 부채의 절반 이상은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의 부채로 이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83%에 달한다.

부채 급증의 주범은 아주 다양하다. 뉴질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들은 모두 치솟는 가계부채가 범인이고, 반면 미국과 호주 같은 나라들은 GDP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위협적인 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흥시장의 부채는 총 72조달러로 아직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년 새 부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신흥국 부채는 지난해 66조 달러에서 1년 만에 9%가 증가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10%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는 개발도상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의 부채 급상승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IIF는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2017년과 2018년에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독려한 이후 지난해 부채 수준이 다시 상승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IIF가 2020년에 세계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부채가 현재의 속도로 증가하게 되면 세계 경제에 실질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IIF는 "저금리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여건에 힘입어, 2020년 1분기에는 전 세계 부채가 257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전 세계 인구 77억명이 1인당 3만 2500달러(3740만원)의 빚을 진 셈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계속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유리한 대출 조건에도 불구하고, 리파이낸싱(refinancing,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의 위험은 폭발성이 있다. 2020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s, 대출 기업의 소요자금을 둘 이상의 복수 금융기관이 분담해서 융자하는 일)과 채권은 19조 달러가 넘는다. IIF는 이 중 적지 않은 금액이 다시 리파이낸싱되거나 상환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IIF의 보고서가 제기하는 또 다른 이슈는, 이제는 더욱 다급해진 기후변화 조치를 위한 자금 수요에 관한 것이다.

유엔의 친환경 지속 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42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IIF는 "그동안의 과중 부채로 차입 능력이 제한된 국가는 필요한 개발 금융을 확보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