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펭수의 타종과 함께 힘차게 출발한 2020년 경자년. 아마 많은 이들의 새해 목표가 ‘외식창업’일 것이다. 문제는 -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 ‘성공한 밥장수’ 되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경쟁자는 셀 수 없이 많고, 트렌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면서 소비자의 눈높이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상승을 거듭하고 있는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덤이다. 이처럼 험난한 정글과도 같은 외식업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뉴페이스’들을 위해 먼저 길을 걷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그동안의 느낀 점을 토대로 간략한 조언을 남기고자 한다.

첫 번째는 “바닥부터 겪고 오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사장이 아닌 말단 직원으로서 외식업에 입문해 고객 응대, 청소, 식자재 관리 등과 같은 ‘기본’부터 배우라는 뜻이다. 흔히들 중요시 하는 ‘메뉴’와 ‘아이템’ 등과 같은 요소는 기본을 확실히 다진 후 준비해도 늦지 않다. 모든 일이 그렇듯, 외식창업 역시 튼튼한 기초만이 실패의 늪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당장 SBS ‘골목식당’만 봐도, 프로그램의 솔루션을 통해 성공을 맛보는 사장님들 중 대부분이 확실한 기본을 자랑한다.

창업 형태로 ‘협동조합’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협동조합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들이 사업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기업이다. 일반적인 사기업과 달리 이윤 추구 대신 조합원 간의 ‘상부상조’가 제1목표라는 점이 특징이다. 조합원 모두가 안정적으로 혜택을 받으면서 설립 초기부터 국가의 지원을 아낌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썬키스트, 웰치스, 제스프리, AP통신, FC 바르셀로나, 서울우유, 도드람, 명랑시대쌀핫도그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들 모두가 일반 사기업이 아닌 협동조합이다.

요즘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주문·결제단말기인 키오스크 활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게 생각해야 한다. 높은 인건비 탓에 많은 신규 외식 경영인들이 사업 시작과 함께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키오스크가 놓치고 있는 것도 적지 않다. 키오스크는 매장에서 점원은 물론, 브랜드와 고객의 소통까지 사라지게 한다. 신규 혹은 생소한 브랜드로 외식시장에 등장했을 때, 키오스크는 해당 브랜드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에 빠르게 녹아 들어 고객층을 단단히 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맛과 서비스로 승부한다’하려 해도, 키오스크 시스템 하에서는 서비스 차별화할 기회조차 없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출구 전략’은 무조건 세워두고 외식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즉, ‘망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외식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통계로 잘 나타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외식산업의 폐업률은 도소매업 중 최고 수준이면서, 전 산업 평균치(13.2%)와 비교해 2배 가량이나 높은 23.8%였다. 또, 한국외식업중앙회가 2017~18년 조사한 결과, 1차 조사 당시 영업 중이던 400개 업체의 31.3%가 2차 조사 때는 폐업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하고 외식창업에 도전하는 건 그야말로 무리수다. 실패 후 다시 한번 도전하든지, 아니면 다른 분야로 넘어가든지 여부에 관계 없이 ‘후폭풍’을 줄이는 것이 후일을 위해 중요하다. 폐업을 하게 된다면 세무, 부동산, 식자재, 종업원 임금, 설비 및 원부자재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또한, 다시 외식창업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면 돈의 흐름 속에서 흥망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최소 폐업 직전 1년 동안의 거래 데이터 역시 챙겨둬야 한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재기를 노리는 소상공인을 위해 운영하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