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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트랜짓 소개하는 킹스맨 우버...행간에 답이 있다“스며들려는 노력”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을 당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6일(현지시간) 현장에서 우버 트랜짓 티켓팅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처음 시작된 우버 트랜짓은 우버의 플랫폼에 대중교통을 삽입하는 방식이며, 개인차량의 공유에서 시작된 우버가 각국의 규제 등 현실적인 위협 등을 고려해 이미 존재하는 대중교통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말끔한 정장, 우버

우버 트랜짓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네바다주에서 서비스 시작을 알리던 현장에 있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후끈한 취재열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이 버스를 우버에서 지금 사용할 수 있습니다’는 문구를 랩핑한 검은색 버스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더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우버 트랜짓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현장에 나타난 관계자들이었습니다. 말끔한 검은색 정장에 구두, 마치 영화 <킹스맨>이나 <MIB>에 등장하는 요원처럼 차려 입었습니다. 강렬한 사막의 햇살을 가려주는 멋들어진 선글라스까지 쓰고 있더군요.

   
▲ 우버 트랜짓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특정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말끔한 정장을 입은 것을 두고 이상하다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버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상장기업이지만 사실상 자유로운 스타트업의 정서를 가진 우버는, 그 명성(?)에 걸맞게 중요한 취재현장이나 이벤트에서도 다소 편안한 복장을 입고 나서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 하원 청문회에 정장을 입고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낀 것처럼, 우버를 취재하던 기자에게도 평소 복장과 다른, 검은색 정장을 입고 발표에 나서는 우버 임직원의 모습은 이질적이었습니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청문회에 나서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들은 왜 킹스맨 요원이 되었나

우버 임직원들은 왜 킹스맨 요원이 되었을까. 답은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바로 데이비드 라이크(David Reich) 우버 트랜짓 총괄의 멘트입니다. 그는 “우버는 RTC 및 마사비와의 협력을 강화, 라스베이거스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버 앱을 통해 환승 패스권 구매 및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우버는 대중교통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도시들의 접근성을 높여 머지않아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가 저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중교통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라는 말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버는 자사 플랫폼에 이동하는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며 여기에는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교통은 이미 우버보다 훨씬 예전부터 존재했고, 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버가 무리하게 대중교통을 품으려 노력하면 대중교통 업계가 반발할 여지도 있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우버의 대중교통’을 두고 불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우버는 공공의 영역, 즉 대중교통의 영역으로 손을 내미는 순간 스스로 예의를 차리고 중후한 무게감을 선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계에 안정적인 느낌을 제공하고, 나아가 시민들에게 우버의 대중교통에 대해 안심해도 좋다는 시그널을 주려는 것입니다. 100%는 아니겠지만, 이러한 ‘노력’ 중 하나로 우버는 킹스맨 요원이 되기를 선택한 셈입니다.

   
▲ 우버 트랜짓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안정감을 줘야 한다

쏘카 VCNC 타다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점입가경입니다. 국회‘발(發)’ 리스크는 일정정도 잦아드는 분위기지만 법원‘발(發)’ 리스크는 여전합니다. 그리고 VCNC는 자신들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택시와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응은 사실 답이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을 책임지는 플랫폼의 유연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이동하는 모든 것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 됩니다. 다만 VCNC에 더 중요한 것은 ‘공존에 따른 시장의 팽창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에 있습니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와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우버처럼 ‘이동하는 모든 것’을 빠르게 아우르는 플랫폼은 사실상 카카오 모빌리티가 유일합니다. 그런 의미로 카카오 모빌리티는 어폐는 있으나 진정한 한국형 우버를 표방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 만큼 성공적입니다.

VCNC는 사정이 다릅니다. 시작부터 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택했기 때문에 택시업계와 협력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당연하지만 택시업계와의 충돌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여기서 VCNC는 “택시사업을 침탈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이미 사양사업의 공포에 질린 택시업계에게는 겁에 질린 아이처럼 귀를 막아 버리고 오돌오돌 떨며 손에 쥔 장난감 칼만 휘두르고 있을 뿐입니다. 정부는 “우리아이 우쭈쭈”만 중얼거리며 마음은 ‘표밭’에 있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원이 제시한, 어떻게 택시와 다른가를 입증하는 한편 택시업계에 안정감을 주려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해 보입니다. 우버 트랜짓 현장처럼 모두 검은 정장을 입고 격식을 차리라는 뜻이 아니라, 그에 준하는 수준의 ‘시장 팽창 가능성’을 더욱 안정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겁에 질린 택시업계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널 해치지 않아”라고 소리지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했을 경우 어떤 시장의 팽창을 끌어낼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물론 VCNC도 이러한 전략적 행보를 많이 시도했고, 또 그 만큼 실패했다고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설득 과정이 과연 택시업계 입장에서 ‘위협’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말로는 상생을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어떻게든 서비스를 시작만하면, 택시업계는 다 무찌를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넘실거리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정책적 방향과는 별도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뻗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고민과 결정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세밀함이 전체의 판을 바꾸기도 합니다.

우버는 대중교통을 품어내며 안정감을 주기위해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었습니다. VCNC는, 어떤 옷을 입고 택시업계에 다가설 생각입니까?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1.13  17: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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