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이 거대한 고속철도 확장 계획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카운트다운되면서 수도 베이징과 올림픽 개최도시 장자커우(張家口)를 잇는 108마일(174km) 거리의 고속철도가 개통돼 두 도시간 이동시간이 3시간에서 47분으로 단축됐다.

하지만 이 철도를 달리는 열차는 여느 고속열차와는 다르다.

중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이른 바 고속열차 푸싱(復興) 시리즈의 연속으로 선보인 이 아름다운 열차는 운전자 없이 시속 350km까지 달릴 수 있어 세계 최초의 스마트 고속철도라고 불린다.

베이징, 옌칭(延慶), 장자커우를 잇는 이 징장(京張) 고속철도는 건설에 약 4년이 걸렸으며, 이 세 도시는 모두 다가오는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를 주최할 도시들이다.

게다가 이 철도 노선은 중국 만리장성의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인 바다링창청(八達嶺長城) 등 10개 역에 정차한다.

징장 철도의 지선인 충리(崇禮) 노선도 개통되어, 베이징에서 타이지청(太子城)까지 승객을 실어날을 수 있게 됨으로써 스키 경기장과 올림픽 선수촌을 지근 거리로 만들었다.

▲ 중국이 수도 베이징과 올림픽 개최도시 장자커우(張家口)를 잇는 108마일(174km) 거리의 장징 철도에 운전자 없이 시속 350km까지 달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 고속열차 운행을 시작했다.    출처= China Daily 캡처

스마트고속열차, 얼마나 똑똑할까?

징장 철도 노선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운행을 시작했지만, 첫 열차는 북베이징역에서부터 타이지청역까지만 운행되었다.

고속철도 공식 웹사이트인 <12306 중국철도>(12306 China Railway)를 검색해보면 현재 매일 약 30대의 고속열차가 베이징과 장자커우 사이를 운행하고 있으며 이 중 6대만이 새 ‘스마트 고속열차’로 운행된다.

스마트 열차가 아닌 일반고속열차의 운임은 77위안(1만 3000원)에서 231위안(3만 8000원), 스마트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경우 90위안(1만 5000원)에서 270위안(4만 5000원)이다. 스마트 고속열차의 승차권은 이틀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그러면 이 고속 열차의 무엇이 ‘스마트’한 것일까? 스마트 고속열차에는 5G 신호, 지능형 조명, 2718개의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영상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또 모든 개별 좌석에는 자체 터치 스크린 제어판과 무선 충전 자치가 부착되어 있다.

스마트 고속열차는 운전자 없이 자율 운행되지만, 운행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승무원이 항상 탑승한다. 그러나 열차는 자동으로 출발, 정차할 뿐 아니라 특정 구간의 제한 속도에 맞춰 스스로 속도를 조절한다.

각 정차 역에는, 로봇과 안면인식기술이 배치되어 승객들에게 방향을 안내하고 화물을 처리하며 승차권 없이 탑승 수속을 돕는다.

2020년 동계 올림픽 준비

스마트 고속열차의 내부는 2020년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선수와 기자들의 요구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일부 객실은 겨울 스포츠 장비를 실을 수 있도록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추고 있고 이 적재함은 QR 코드로 접근이 가능하다. 선수들의 각성제 테스트 샘플을 보관할 수 있는 특수 보관 공간도 설치되어 있다.

이 식당칸은 올림픽 기간 동안 미디어 센터로 개조될 수 있으며, 좌석과 테이블의 조절이 가능해 많은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여행해야 하는 기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 모든 테이블 아래에는 생방송 서비스 장비와 충전 콘센트가 장착되어 있다.

또 4개의 객실 차량은 탈부착이 가능한 좌석으로 되어 있어, 동계올림픽 직후에 개최되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 휠체어를 타고 여행하는 승객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새 고속열차의 첫 탑승객 중 한 명으로 초청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이자 IOC위원인 중국의 양양(楊陽)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고속열차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중국의 동계 스포츠를 홍보할 뿐 아니라 이른 바 빙설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극찬했다.

▲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과 상하이 동부 롱양로 사이를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상하이 마그레브(Shanghai Maglev)는 최고 속도 431km까지 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다.   출처= Mobile World Live

중국 최초의 철도 노선 

중국 철도 애호가들이 이 새로운 노선에 대해 흥분하는 데에는 또 다른 역사적 이유가 있다.

징장 철도는 원래 지금은 없어진 노선의 이름이었다. 1909년 처음 개통된 원래의 징장 철도는 베이징과 장자커우를 잇는, 중국인이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설한 최초의 철도였다. 그 당시 이 노선의 시발점에서 종착점까지 8시간이 걸렸다.

이 노선이 정차하던 몇몇 원래의 역들은 새로운 고속 철도 건설을 위해 2016년에 문을 닫았다.

오늘날 중국은 총 길이가 3만 5000 k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고속철도망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상업용 자기부상열차 상하이 마그레브(Shanghai Maglev)를 자랑한다. 최고 속도 431km까지 낼 수 있는 이 열차는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과 상하이 동부 롱양로(龍陽路) 사이를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