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경 #1] “교수님! 인적성검사라고 한 것도 맞게 해주면 안됩니까?”

필자가 열린사이버대학교에서 수업하고 있는 ‘취업준비의 정석과 차별화전략’이라는 과목의 기말고사 채점을 하고 나니 정답으로 인정해 달라고 떼를 쓰고 상황이다. 평가문제는 주관식이었다.

- “다수의 기업들이 서류전형의 대체 수단으로 혹은 면접전형의 보완도구로 이 검사를 도입하여 측정을 하고 있다. 지원자의 직무역량의 점검이나 특정 직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 최소한의 상식 등을 점검하는 ‘직무검사’ 혹은 ‘직무적성검사’라고 한다. 반면에 지원자의 성품의 진실성, 일관성, 신뢰성 등을 측정하는 검사를 무엇이라고 하는가? 한글 한 단어로 답하세요. (띄어쓰기금지)”

담당 교수인 필자의 답은 뻔하다.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인적성검사라고 하지만 분명히 두 검사는 다른 성격의 것입니다. 통합한 명칭을 쓰면 안됩니다.

[광경 #2] ‘허걱! 인성검사?400문제를 50분만에 답하라고?’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분에 약 10문제를 풀고 답을 표해야 한다. 생각할 시간도 없다. “X뿔? 인성? 사람 됨됨이를 어떻게 시험으로 판단을 해?” 그러면서 대충했다. 그런데 합격이네… 옆에 보니 나보다 좀더 인성이 좋아 보였던 친구는 불합격이라 끝났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본 인성검사에 대한 후기중 일부다.

[광경 #3] “김대리! 그 인성검사 꼴찌 평가 나온 직원 우리가 한번 써보자. 인사부에 배치하자” 필자가 인사과장시절에 우리 부서에 배치해 같이 근무한 직원의 일이다. 인성검사의 결과가 너무 엉망이었다. 그런데 면접에서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무엇보다 밝았다. 조금만 심각해지면 표정이 어두워지는 흠은 있지만… 약 7년여를 같이 일했다. 그리고, 어느 임원의 비서로 몇 년간 더 일하다가 결혼도 하고 육아문제로 회사를 떠났던 기억을 찾아 보았다.

 

기본 목적과 채용업무의 경감

기업 채용절차에 도입된지 30-40년이 된 인성검사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려보았다.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 되레 더 강화하는 경향도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다른 경험과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뢰성’을 점검하는 것이다. 스타일이나 가치관을 읽어볼 수 있는 문제들이다. 다양한 유형에 맞는 여러 질문을 개발하여 질문 문항 속에 지그재그로 배치하여 두고 실제적인 판단, 행동을 그대로 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문제에 맞춰 상대를 의식하며 답을 억지로 조작하지 말라는 뜻이다. 기업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인재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기에 일관성있는 답이 중요하다. 그러나, 면접관에게 ‘잘 보이려는’ 목적으로 각 문항마다 판단하며 유사한 질문에 일관되지 않게 답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이 경우는 신뢰성에 문제를 삼고 무조건 잘라내어 불합격 처리를 하는 목적으로 도입된 검사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부수적인 유용성이 있다.

첫째, 취준생의 일반적 시각으로 절차가 복잡하고 단계가 많을수록 공정할 것으로 인식하는 측면에 기여를 한다. 그리고, 시험이 가지는 객관성으로 주관성을 배제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인성검사는 정답이 없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데에도 ‘시험’이라는 탈을 쓰고 있기에 합격,불합격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러니한 것은 인성검사는 조금 덜하지만 직무적성검사는 지능(IQ)검사와 비슷해서 일반 시험점수결과인 시험점수와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 대학입시결과나 학점과 같으니 대학서열이 낮은 학교 출신일수록 합격율이 떨어진다. 일능력 중심의 채용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 문제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둘째, 대기업에 대한 지원자가 많아지고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인적성검사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서류전형의 어려움이다. 짧은 시간에 어머어마한 분량의 글을 읽는 데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 서류전형의 보완기능으로 톡톡한 역할을 한다

셋째, 최소한의 문제인원을 걸러내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400문제를 50분에 풀어라는 약간의 부당해 보이는 질문에 대응하는 모습에서 조직적응력을 본다. 무조건 풀어야 한다. 전제는 생각나는 대로 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90%이상은 풀어야 하는 데 일정 수준이하가 되면 실제 업무수행에 심각한 경우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일할 때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가용한 시간내에 무조건 맞춰야 하며, 그 전제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자질인 것이다.

 

검사(질문과 답변)의 유형

각 질문에 1-5까지의 스케일에 마크하는 방식, 4개 혹은 5개의 예시문을 보고 선택하게하는 방식, 예.아니오로 답하게 하는 방식 등이다. 질문의 유형을 한 번 보자.

(1) 당신을 어렵게 담배를 끊은 지 6개월이 된다. 그런데, 상사가 매일 한두 번씩 업무의논 등의 목적으로 흡연장소로 데리고 가서 담배를 권한다. 금연중임을 알렸지만 상사는 막무가내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① 상사의 권유이므로 담배를 피운다.

② 받아서 피우는 척 하다가 몰래 버린다.

③ 금연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상사에게 금연을 권유한다.

④ 거절하는데도 자꾸만 담배를 권하는 상사에게 화를 낸다.

(2) 인성검사는 모두 40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요시간은 50분입니다. 주어진 문항의 내용이 본인에게 해당되는 경우에는 ‘Y’,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는 ‘N’에 응답하는 형식입니다. 문항을 읽으면서 빠른 속도로 솔직하게 응답하는 것이 중요하며,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을 경우 검사가 무효 처리될 수 있습니다.

1. 예[   ], 아니오[   ] 나는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모든 관점에서 문제를 신중히 생각한다.

2. 예[   ], 아니오[   ] 나는 명령을 하고 일을 진행시키기를 좋아한다.

3. 예[   ], 아니오[   ] 나는 활동계획을 미리 짜기를 좋아한다.

4. 예[   ], 아니오[   ] 나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어려움을 겪는다.

 

인성검사를 대하는 기본자세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으려하지 말아야한다. 평소의 생각에 맞추어 직관적으로 답하되 일관성있게 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는 태도도 위험하다. 예컨데 1분에 10문항을 푼다고 하면 한 문제에 6초정도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시간배정 잘 하기 바란다

앞에서 말한대로 조작하는 대답은 위험하다.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며 평소의 스타일대로해야 한다. 특정 스타일을 좋아 할 것이라는 맹신을 버려야 한다. 그 맹신의 발단은 기업의 채용관련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인재상(人材像)’이다. 너무 의식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며 평소 스타일 그대로 답하길 바란다.

취업을 준비하며 한두 번 정도는 실제 테스트를 해보며 유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학교의 취업지원조직에서 모의테스트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으니 잘 활용하기 바란다.

참고로 동남아 국가로 데리고 나가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의 연수생 선발과정에서는 이런 종류의 검사들을 하지 않고 있다. 초기에 진행했다가 그 유용성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