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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통신] 지난해 48개 신약 승인…트럼프 정부 의지 재확인신속심사 등 제도 활용 늘고, 국산 신약 허가 꾸준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미국 정부가 의약품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규제 완화 정책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지난 3년간 매년 40개 이상의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관문을 통과하며 의약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FDA의 약물평가연구센터(CDER)는 지난해 총 48개의 신약을 승인했다. 역대 최다 신약 승인을 기록했던 지난 2018년(59개)보다 11개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신약 승인 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셧다운과 수장 교체 등 여러 이슈로 바쁜 한 해를 보냈던 FDA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CDER의 연간 신약 승인 건수(2010~2019). 출처=FDA

FDA 신약 승인 지속 확대

미국은 지난 2017년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이후 신약 승인건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6년 22건에 불과했던 신약 승인이 2017년 46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덕분에 최근 10년간 FDA의 평균 신약 승인건수도 37개로 확대됐다. 환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신약 승인건수에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신약이 신속심사, 혁신적 치료제 지정, 우선심사, 가속승인 등 다양한 신약개발 지원제도를 활용해 예정보다 빠르게 허가관문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승인된 48개의 신약 가운데 29개(60%)가 하나 이상의 신약개발 지원제도를 거쳐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옥시브리타'는 지난해 11월 우선심사를 통해 단번에 품목허가 획득에 성공했다. 이 약은 겸상 적혈구병의 근본 원인인 겸상 헤모글로빈 중합을 직접 억제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만큼 혁신 신약은 물론 혁신적 치료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지정 등 FDA가 마련한 대부분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

▲ 2019년 승인된 신약 현황 일부. 출처=FDA

환자에게 새 희망을

기존에 치료제가 없어 절망하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는 혁신 신약도 대거 등장했다. 지난해 승인된 신약 중 20개가 혁신 신약 반열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세이지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최초의 산후우울증 치료제 '줄레소'를 꼽을 수 있다. 이 약은 지난해 3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부트리산에 작용해 출산 때 교란된 뇌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효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임상시험에서 중증 또는 중간 정도의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산모들에게 이 약을 투여한 결과, 절반 정도가 이틀 만에 우울증을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효과가 장점이지만 보험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 무려 3만4000달러로 비싼 데다 허가된 병원에 입원해서 60시간 동안 정맥주사로 약을 투여해야 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희귀·난치질환을 앓는 소수의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도 두드러졌다. 앞서 언급한 옥시브리타를 비롯해 적혈구조혈포르피린증(EPP) 치료제 '시네스', 건활막거대세포종(TGCT) 치료제 '터랄리오' 등 무려 21개의 신약들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시네스는 햇빛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는 희귀질환인 EPP를 치료하기 위해 피하 부위에 삽입하는 보형물의 일종이다. 터랄리오는 활막과 힘줄이 커지면서 주변 조직에 손상을 입히는 TGCT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꼽힌다. 터랄리오가 개발되기 전까지 TGCT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뿐이었기 때문이다.

희귀의약품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적은 환자 수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제약사가 개발을 꺼려왔다. 하지만 FDA를 비롯해 세계 규제기관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오히려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희귀질환 치료제 지정으로 얻게 되는 혜택이 더 크다는 반응이다.

▲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美 FDA 승인에 대한 의의와 향후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국산 신약도 FDA 들락날락

'주보', '수노시', '엑스코프리' 등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들도 FDA 허가관문을 통과해 주목을 받았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2월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주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가운데 최초다.

주보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미간 주름 개선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이 제품은 같은 해 5월 미국 시장에 출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한 달 반 만에 2만 명이 넘는 환자에게 시술되면서 대웅제약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발돋움했다. 현재 이 제품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등 2건의 신약을 품목허가 명단에 올렸다.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에 기술이전한 수면장애 치료제다. 1조원 규모의 연 매출을 자랑하는 자이렘을 통해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재즈 파마슈티컬이 지난해 7월부터 수노시의 미국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전 세계 약 6500만 명에 달하는 뇌전증 환자를 목표로 개발된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눈길을 끈다. SK바이오팜은 올 2분기 중으로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판매 및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자넷 우드콕 FDA CDER 소장은 "CDER는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허가제도를 활용해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새로운 치료법이나 의약품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20.01.13  14: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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