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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단색화:한국추상회화 화가 최명영ⓐ‥고행, 수도자처럼
   
▲ 최명영 화백(CHOI MYOUNG YOUNG)

최명영 작업의 준비물은 물감과 몇 가지 도구 그리고 캔버스뿐이고 그것은 작업의 결과 또는 완성도와는 깊은 관계가 없다. 그리고 그 재료가 최명영을 통하여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 변화하는 과정은 이름 지을 수밖에 없는 범주에 속하는 일이다.

그의 작업은 일상의 즐거움과 괴로움, 소유와 버림이 교차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건강, 불편함, 감정의 진폭, 육체적인 기력의 변화 속에서 발휘되는 의지와 관계가 있다. 시기마다 특별한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1975년 작업에서는 캔버스에 지문을, 1980년대에는 한지에 송곳, 그리고 캔버스에 롤러를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는 캔버스에 브러시를 사용하여 각기 다른 평면의 조건들을 만들고 있다.

1963년 오리진 창립 전부터 지금까지 50여년 넘게 비슷한 작업을 반복해 오고 있지만 변화 없는 모노톤의 화면뿐이다. 그곳에는 사건도, 소음도 없는 그만의 방식으로 진행되어 처음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한 모노톤의 화면만 제공할 뿐이다. 고행처럼, 수도자처럼, 그가 정해놓은 듯한 규칙을 스스로 따라서 그의 작업은 일상의 그림자가 되었다.

최명영(Dansaekhwa-Korean monochrome painter CHOI MYOUNG YOUNG, Dansaekhwa:abstract paintings of Korea Artist CHOI MYOUNG YOUNG,최명영 화백,최명영 작가,단색화 최명영,단색화:한국추상회화 화가 최명영,모노크롬회화 최명영,단색화가 최명영,韓国単色画家 崔明永,韓国の単色画家 チェイ·ミョンヨン)은 재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또 다른 자아를 만나기 위해 특정한 비례로서 <평면조건>을 만들고 있다.

이때 그는 오래 지속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몸의 리듬에, 순간의 치계에 자신을 맡기고 있다. 동시에 일상의 섬세한 정황들이 그만의 독특한 반복성을 통해 외부로부터 방해 받지 않는 사유하는 힘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실제의 삶과 현재의 삶의 공존을 메모하는 '수직 수평의 미묘한 쓰기(劃)'로, 이는 인간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예술적 방법이며 어떤 주제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 주체를 억압하는 것도 아닌, 사유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

삶 속에서 항상 변화하는 주제, 많은 문제들, 각기 다른 취향들을 '특정한 장소'로 유도하면서 해석이 아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때 그는 쓰기와 레이어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그 쓰기의 간결함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조형적 형식이며 그의 몸을 자연에 통합하고 조율하면서 행간이 벗는 비이미지적 리듬을 만들어내었다.

그것은 심오하거나 담론이 피상적인 절단에서 벗어난 수행의 차원이며 그의 삶 전체와 고독 속에서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표의 문자가 되었다. 따라서 그의 쓰기가 만들어내는 리듬은 시간의 경과와 함께 이루어진 삶의 증거가 되고 있으며, 하나의 여백이거나 공간이라기보다 더욱 감각적인 호흡이거나 바람 같은 의미로 공간과 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떨림과 같다. 그의 쓰기는 분석할 수 없는 만남이나 스침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중립의(in nuetral) 연속성이다.

△김용대/독립큐레이터, 전 대구미술관장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  kdc@econovill.com  |  승인 2020.01.13  00: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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