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2020년에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핵심 기술들 사이에 융합이 본격화 되어, 신사업의 등장과 기술 선도국들의 정책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한 양자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 및 기술 경쟁이 본격화를 예고했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올해 글로벌 경제시장에 영향을 끼칠 분야별 트렌드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2020 글로벌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정치, 사회·문화에서는 3개, 경제분야는 4개, 산업·기술·에너지·자원 분야에서  3개를 선정했다.

과학·기술·에너지부문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로 ‘초연결를 위한 T.I.P, ‘양자혁명’, '에너지 전환' 등 3개가 선정됐다.

초연결를 위한 T.I.P

'초연결’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모든 사물과 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2020년은 핵심기술(Core Technology)의 융합이 본격화되고, 신사업의 등장(New Industry), 선도국 정책 지원(Policy) 등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5G,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의 발전은 기술 간 융합을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중·한·미는 5G 관련 시장 선도를 통해,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은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 플랫폼이 활용된 제품, 서비스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모빌리티 혁신 시스템인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공유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 등 새로운 형태의 산업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MaaS)는 버스, 택시, 지하철, 차량 공유 서비스 등 모든 이동 수단을 통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재 핀란드 윔(Whim), 스웨덴 유비고(Ubigo) 등의 앱 들은 대중교통, 차량, 자전거 공유를 통한 최적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와 공유 플랫폼 통합 형태의 산업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국 등 초연결 기반 기술 선도 국가들은 신규 비즈니스 창출과 상용화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19년 ‘인공지능(AI) 표준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인공지능 표준화 관련 세계 시장 지배력 강화 지원책을 집중 추진 중이다. 중국은 5G 핵심 기술 표준화 선점과 상용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2017년부터 ‘차세대 인공지능(AI) 발전계획’ 등을 수립하며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양자혁명

양자역학적 특성은 불확정성, 얽힘, 중첩 등으로 양자기술은 정보를 처리할 때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불확정성은 실현된 확률의 문제에서 모든 것이 확정적인 현실과는 달리 양자는 확률의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특성이고, 중첩은 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특성을 의미한다. 얽힘은 양자 간의 특수한 관계로 하나의 양자 상태가 변하면 다른 양자의 상태도 즉각적으로 변하는 특성을 말한다. 대표적인 연구 분야로 양자통신, 양자 센서, 양자컴퓨팅 등이 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양자기술 관련 투자가 확대 중이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업과 AT&T, 화웨이, SK텔레콤 등 통신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세계 주요국 정부도 양자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음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최근 구글의 양자기술 시커모어(Sycamore) 프로세스가 기존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정보처리 속도를 달성하면서 기술 개발에 대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사물인터넷, 자율 주행 자동차, 빅데이터 처리 등의 미래 산업 전반에서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전환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이란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로, 석탄, 석유, 원자력 등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의 전통적인 에너지 구조를 풍력, 수력, 태양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기후변화,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 확대 및 화석연료의 고갈 가능성 등으로 에너지부문의 탈 탄소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증대된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The Paris Agreement)을 통해 2020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여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에 대한 포괄적 대응을 위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였다. 국가들은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화석연료 비중을 낮추기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재생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공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설치비용 및 발전단가 하락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보급 확대 및 재생에너지 공급 증가로 이어져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 할 것을 보인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산업 전반의 전기화 진행 및 친환경 기술혁신 확산으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 기계, 시스템 동력의 최종 에너지 소비를 기존의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화(Electrification)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애플, 구글, GM 등 전 세계 약 190개 기업이 사용 전력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것을 선언한 RE100 (Renewable Energy 100%) 계획에 가입한 상태이다. 전기차 등 친환경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미래 석유 수요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BP, 쉘 등 글로벌 석유 기업 또한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