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1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12·16대책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정부와 서울시의 잇따른 투기수요 우려와 자금출처 조사 확대 등의 이야기로 당분간 12·16대책 실제 효과 검증까지는 1~2개월 가량 시간이 필요해 눈치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 출처 = 부동산114

10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했다. 12·16대책 발표 후 3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재건축은 0.03% 하락했지만, 일반 아파트가 0.11%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3%, 0.04% 올라 직전 조사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은 비강남권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이 상승률 상위 지역에서 멀어져, 서울 25개구 중 5곳은 보합 수준의 등락만 나타냈다. 

마포(△0.23%)는 지난해 대비 매수자와 매도자 움직임이 한산해졌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염리동 삼성래미안, 상암동 월드컵파크3단지가 500만~2000만원 상승했다. 노원(△0.21%)은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가 500만~2500만원, 하계동 장미가 500만원 올랐다. 이어 양천(△0.21%), 구로(△0.20%), 관악(△0.17%), 강동(△0.15%), 동작(△0.13%), 강남(△0.12%) 순으로 올랐다.  

▲ 잠실주공 5단지. 출처 = 네이버 항공뷰

반면 재건축 시장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가 1000만~5500만원 떨어졌다. 이어 강동구와 양천구, 용산구, 동대문구 일대에 위치한 몇몇 재건축 단지가 약세 전환된 것으로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76.5㎡는 11월 27일 20억3925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9억3000~6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도시 매매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포한강(△0.07%)은 장기동 초당마을중흥S-클래스리버티와 초당마을우남퍼스트빌이 500만~2000만원 올랐다. 평촌(△0.05%)은 평촌동 초원대원, 호계동 목련신동아9단지, 비산동 관악부영4차 가 500만~1000만원 올랐다. 동탄(△0.05%)은 장지동 동탄2신도시호반베르디움6차와 반송동 동탄솔빛마을신도브래뉴가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이어 분당(△0.03%), 산본(△0.02%), 판교(△0.02%)가 올랐다. 

▲ 출처 = 부동산114

경기·인천 지역은 수원(△0.08%)이 최근 들어 저평가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망포동 e편한세상영통2차, 영통동 벽적골삼성, 원천동 원천주공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인천(△0.07%)은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서구 청라동 청라푸르지오와 청라동문굿모닝힐 등 경제자유구역 중심으로 500만~2000만원 올랐다. 광명(△0.07%)은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018년 발표된 9·13대책으로 서울 재건축 하락은 2개월 가량 시간이 소요됐는데, 지난해 12·16대책은 1개월이 채 지나기 전에 약세 전환됐다"며 "당시보다 충격파가 더 크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윤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투자수요가 많이 움직이는 재건축 시장이 일반아파트에 선행해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전반적으로 집값 움직임이 축소될 것이다"며 "대출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주택이 밀집한 비강남권으로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설 연휴 기점으로 가격 흐름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