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스웨덴의 겨울은 길다. 눈과 비가 잦고 추운 날씨 탓에 도로가 자주 얼어 자동차를 몰기에도 좋지 않은 환경이다. 이 환경에 정면으로 맞선 브랜드가 볼보다. 그리고 볼보의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이 S90이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S90 T5 AWD는 볼보의 기함 답게 가장 완성된 파워트레인과 안전사양, 편의사양들을 담았다. 특히 파워트레인에는 ‘드라이브-E’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 출력 254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힘을 낸다. 겨울 도로를 거뜬히 달릴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도 담았다.
기자는 서울시청에서 차량을 수령해 가평에 위치한 '더 스테이 힐링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을 달렸다. 주행 거리는 약 155km다. 굽이치지만 한적한 시골 도로와 막히는 도심, 고속도로 질주를 모두 경험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S90의 실용성, 주행성, 정숙성을 체험해봤다.
가장 주목해 본 것은 S90의 파워트레인 부분이다. 위에 언급했듯 S90에는 4기통 2.0 가솔린 엔진이 달렸다. 최상위 세단 치곤 다소 낮은 배기량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물론 기자도 이 부분이 의아했지만 실제 시승 후 느낌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묵직한 저속 주행감, 지면을 박차는 듯한 고속 주행감 모두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높은 실용성과 합리적인 연비도 갖췄다.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S90은 이 급 차량의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정체 심한 서울시 중구와 언덕이 많은 양평·가평의 산악 지형을 거침없이 달렸지만 13km/ℓ 평균 연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효율을 냈다. 거듭 말하지만 힘도 좋다. ‘힘이 넘친다’ 라는 표현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본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개인 등 4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과 엔진회전수가 달라진다. 고속주행의 재미는 물론 언덕길의 주행에서도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를 비롯한 첨단 주행사양들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S90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외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사각지대 정보 등 동급 최고의 안전 및 편의기술이 기본 탑재된다. 이 모든 기능들은 오류 없이 잘 작동한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볼보 답게 실내 디자인적 요소들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나파가죽, 천연 우드 트림, B&W 스피커 등 고급 사양들을 장착해 고급감을 더했다. 화려하거나 튀어 보이는 색상이 없는 것이 좋다. 간략하고 실용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멋을 낸다.
실내를 감싼 천연 우드트림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내고, 1열과 2열의 공간도 충분하다. 시트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1열에는 안마 기능도 지원된다.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제공되는 탁 트인 시야도 좋다. 전체적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의외의 점은 수납공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수납이 발달한 북유럽 자동차답게 트렁크 내 쇼핑백고리와 홀더, 글러브 박스 등 다수의 수납공간이 차량 곳곳에 배치됐다.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