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은 마츠모토 마토시가 신정 하루 문을 닫았다고 오사카에 있는 그의 매장에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출처= Noriko Hayashi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주먹밥도 없고 쥬스도 없다. 마츠모토 미토시가 일본 오사카에서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매장의 선반은 대부분 비어 있지만, 아직 담배와 술 몇 병은 남았다. 그는 현재 세븐일레븐 체인과 고통스러운 싸움을 하고 있다. 새해 그의 바람은 이 싸움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끝나는 것뿐이다.

세븐일레븐 편의점 체인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Seven & I Holdings)는 마츠모토가 올해 첫날에 가게 문을 닫기로 결정하자, 지난 주 갑자기 그와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했고, 모든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이것이 1년 365일 내내 가게 문을 열 것을 요구하는 일본 편의점 업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놓고 마쓰모토와 일본 유명 기업이 벌이는 가장 최근의 싸움이라고 보도했다.

마츠모토는 계속 가게 문을 열고 있지만, 그저 근근이 이어갈 뿐이다. ATM 화면에는 "작동되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점멸한다. 그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정규직 직원 두 명은 새 직장으로 가기 위해 그가 문을 닫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7명의 파트타임 직원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가능한 오랫동안 문을 열 계획이다.

올해 57세인 마츠모토는 "나 자신과 다른 가맹주들을 위해서라도 영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이 싸움을 지방법원으로 끌고 갈 계획이다.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시미즈 카츠히코 대변인은 회사가 지난 2일 마츠모토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지 이유는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접수됐고 소셜미디어에도 마츠모토 가게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며, 마츠모토가 신년 1일에 문을 닫은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마츠모토가 대기업인 세븐일레븐과 벌인 싸움은, 살인적인 근무 풍토로 악명 높은 나라 일본에서 하루 아침에 그를 유명 인사로 만들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에 입원이나 사망으로 보험금이 청구된 사건 중 246건이 과로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소매업계는 이런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종 중 하나다. 또 직업과 관련된 탈진으로 목숨을 끊은 근로자도 568명이나 된다. 이런 현상이 너무 흔하게 일어나다 보니 가로시(過勞死)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일본 인구가 노령화되고 노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과로는 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비록 일본의 경제 성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미미했지만, 퇴직한 근로자들보다 더 적은 수의 젊은 근로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노동 시장은 크게 경색되었다. 최근 일본은 엄격한 이민법을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이민법은 아직 그 일자리를 채우기 위한 외국인들의 이민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한 압박은 편의점 업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일본의 편의점 체인은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출혈 경쟁을 하면서 확장해 왔다.

그러한 급속 확장은 일본 내 5만 5000 개 이상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주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일손을 찾지 못해 많은 소유주들은 직접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 마츠모토 매장 선반은 대부분 비어있지만 그를 지지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남은 재고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출처= Noriko Hayashi

노동문제 전문가인 도쿄 무사시대학교(Musashi University)의 츠치야 나오키 교수는 마츠모토가 편의점 문제를 전국적으로 부각시킨 중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편의점 본사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보아야 합니다. 본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지만, 가맹주들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츠모토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1년 전이었다.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 자신이 하루도 쉬지 못하게 되자 그는 자정 전에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그 때에도 세븐일레븐 본사는 그를 위협했고 그는 지역 신문 기자와 접촉했다.

"최근 7년 동안 아내와 여행한 건 겨우 세 번뿐입니다. 여행가서도 파트타임 직원이 갑자기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 떠나질 않았지요. 온천에 몸을 담그고도 휴대전화를 옆에 두어야 했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달, 마츠모토가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인 설날에 가게 문을 닫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며칠 후, 세븐일레븐 본사는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위협했다.

1월 2일 마츠모토씨가 다시 가게 문을 열자 마자, 그 위협은 실행되었다. 회사가 늘 자랑하는 광범위하고 초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은 새로운 물품 공급을 중단했다. 직원들이 상품 판매를 입력하는 영업단말기는 아직 온라인 상태지만, 그 외에는 거의 다 끊긴 것으로 보인다.

마츠모토는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 과자, 라면, 문구류, 세제, 화장품 등의 재고가 남아있고 그를 지지하는 고개들이 계속 가게를 찾는다. 그 중 한 명인 전자장비 도매업을 하고 있는 나카야마 히로시는 마츠모토와 세븐일레븐의 싸움을 계속 지켜봤다. 그는 아들의 축구시합이 끝나면 마츠모토의 가게에 들른다.

"회사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다른 해결책이 있었을 것입니다. 양쪽 다 더 대화를 했어야 하는데 아쉽군요.”

회사와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마츠모토는 재판에서 자신의 프랜차이즈 권리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세븐일레븐이 자신의 남은 재고를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보다 일본의 편의점 산업이 바뀌기를 원한다.

"이 재판에서 내가 이기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선례를 따르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겠지요. 만일 내가 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암울해지고 세븐일레븐을 더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그가 끝까지 싸우려는 이유다.

“하지만 내가 이기든 지든 상관없습니다. 이 사건으로 모든 것이 밝혀질테니까요. 정의가 이길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