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지형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했다. 

김지형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9일 서울 충정로 지평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신설과 관련된 조직구성, 향후 운영방향 등을 밝혔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겸 비상근직으로 삼성 준법감시위 위원장직을 겸임한다. 상근직을 수락하면 외압에 흔들린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그룹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준법감시위의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까지 약속을 받았다.

김지형 위원장은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 설립에) 정말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저만의 우려가 아니다"라며 "완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총수의 확약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과) 직접 만나서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수락 과정까지 거듭 거절하고 망설였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다.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제대로된 조치를 취해내지 못하면, 나에게도 큰 불명예다"라며 "수락하게 된 계기는 우리 사회에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했다. 기회를 놓치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형 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채워지는 준법감시위가 회사의 영업기밀 유출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위원회 운영 규정에 그러한 부분이 담길 예정이다. 위원회가 출범되면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지형 위원장이 수락한 삼성 준법감시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주요 7개 계열사와 이달 말 출범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오는 2월 초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김지형 위원장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이인용 삼성전자 고문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