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마포구의 염리동과 공덕역 일대 상권이 점차 학원가로 변모하고 있다. 학원 수요가 늘면서 일부 상가는 꾸준히 임대료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지역의 신축 아파트 단지들 역시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12.16 이후로도 가격에서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의 일부 저가 아파트의 경우 풍선효과로 매물 품귀현상도 나타나는 중이다.

“서울에 형성될 마지막 학원가로 주목받아”

▲ 마포구 대흥역 인근 아파트 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대흥역 인근의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대흥역과 공덕역 인근의 상가에 교습 학원 등의 입주가 증가하고 있다.

대흥역 인근에서 상가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중개업자는 “최근 1~2년간 학원이 대형, 소형 가리지 않고 많이 늘었다. 현재도 학원 등에 대한 수요 문의는 많지만 매물이 없는데다가 이 근방은 그런 수요를 충당할 건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흥동 아파트 단지의 한 중개업자도 상가 임대가 많은 평형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해당 중개업자는 “학원 수요가 많이 늘어나 상가 매물이 적다. (구)40~50평대 대형 오피스의 경우 학원 운영 목적으로 임대하려는 사람에게 특히 인기라 수요가 더 많다. 이런 대형 사무실 중심으로 임대료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면서 “학원 개원 등을 목적으로 상가 임대 수요를 찾는 문의는 많지만, 시장에 상가가 통 나오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권강수 ‘상가의 신’ 대표이사에 따르면 최근 공덕과 대흥역을 중심으로 기존의 3대 학군의 학원이 이동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권 이사는 “공덕역 등을 중심으로 마포지역에 주거단지가 대거 형성되면서 교육 수요 등이 늘어났다. 특히 고가 아파트 입주민도 많이 유입되면서 다양한 교육 수요로 인해 자연스럽게 학원가 등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마포구의 경우 수년간 정비사업을 통해 염리동과 아현동 일대에 계속해서 대형 주거 단지가 들어섰다. 2014년 3월 ‘마포자이 2차’의 입주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는 애오개역 인근에 8162세대 규모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들어섰고 공덕역에도 삼성 래미안 아파트가 5차까지 들어섰다.

학원 수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부동산114가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시 사설학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5년에서 2019년의 기간 동안 마포구의 학원 수는 49개가 증가했다.

▲ 서울 주요 지역별 교과 교습학원 수. 출처=부동산114

최근 강남권의 기존 학군에서 마포 인근으로 분점을 확대했다는 한 학원의 관계자는 “마포에서 새로운 주거지와 아파트가 형성됐고, 소득 수준이 향상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학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기존 학군의 학원들이 앞다퉈 이동하는 것”이라면서 “학원 업계 종사자들은 마포 인근 일대를 ‘서울에 형성될 마지막 대형 학원가’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 실수요 중심으로 강보합 유지, 중저가 아파트는 풍선효과도

아직 새로운 학군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인프라임에도 해당 지역 인근의 부동산은 12.16 대책 이후에도 마치 기존의 학군처럼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학원가와 가까운 일부 단지의 경우 극소수지만 강보합을 유지하면서 호가가 상승한 매물도 등장했다. 

‘공덕3차 삼성래미안 아파트’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3차 래미안의 84㎡의 매매가격은 13억원이다. 매물이 거의 없다가 최근 로얄층이지만 1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공덕 4차의 경우 저층의 동일 평형은 12억8000만원이다”라고 답했다.

매매가격 추이에 대해 해당 중개업자는 “12.16 대책 이후로 별다른 변동사항은 없다. 보합선에서 거래가 꾸준하다”면서 “보합선에서 거래가 되다보니 일부 세대는 호가를 조금 높게 부르는 경우도 있다. 공덕 3차 아파트 같은 경우가 그렇다. 나머지 단지는 호가도 시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의 중개업자 역시 “이 지역 시장은 강보합이라 보면 된다. 상승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합선에서 가끔 극소수 매도인들이 호가를 높인다. 기본적인 입지와 학원가 형성 등의 호재는 갖고 가기 때문에 이후로도 크게 떨어질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수요자들로 꾸준히 거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흥역 인근의 ‘마포자이 2차’ 역시 꾸준한 실수요를 중심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포자이 2차 아파트는 84㎡ 기준으로 1층 등의 저층은 15억원, 고층은 16억원 후반대에서 17억원 정도다. 해당 중개업자는 “12.16 정책 발표 이후로 지켜보는 관망세다.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고 실입주 위주로 계속 문의가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업자에 따르면 호가도 12.16 대책 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는 “대책 이후로도 매매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부 84㎡도 얼마전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면서 “풍선효과로 15억원 이하 구축들은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은 대출이 나오는 15억원 아래 매물들도 선호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고가 아파트의 가격도 추가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거 단지 형성으로 인한 학원가 확장은 계속될 것”

권강수 이사는 마포 일대의 학원가 형성에 대해 당분간 성장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 이사는 “해당 지역에는 아직도 입주를 준비하는 단지들이 있고 당분간은 그런 부분에서 학원가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이사는 “아직 이 지역의 학원가는 형성단계이다. 완전히 학군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대략 40% 정도가 형성된 것이고 추가적으로 학군 성장 수요도 꾸준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권 이사는 또 과거 학군이 성장했다가 사라진 상암동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의 학군 바탕의 상권 성장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통적인 학군인 대치동과 목동은 공통적으로 대형 주거 단지가 형성되면서 학군이 성장했다. 상암동도 주거 공급은 많았지만 기업 입주 등도 많아서 완전히 주거 중심 지역이 되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권 이사는 따라서 “앞으로 주거 위주의 기조가 이어질 마포구의 대흥과 공덕 일대에 학원가 형성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