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바이오가 건강기능식품 ‘락토핏’의 인기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출처=종근당건강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종근당바이오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경험을 토대로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바이오의 프로바이오틱스 원말 사업이 계열사 종근당건강의 건강기능식품 ‘락토핏’ 돌풍 속에 호황을 맞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락토핏의 핵심원료인 원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락토핏이 잘 팔릴수록 종근당바이오의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매출도 증가하는 구조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근당바이오는 종근당건강의 락토핏 OEM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락토핏 원료 및 완제품 매출로 성장이 담보돼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 종근당바이오 실적 추이 및 전망 출처=하이투자증권

‘랏토핏’, 종근당그룹 실적 견인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균을 말한다. 장 건강과 더불어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수의 기업이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종근당은 2016년 ‘락토핏’을 출시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랏토핏은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3년 만에 연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락토핏은 유산균을 뜻하는 ‘락토(Lacto)’와 적절하다는 의미를 지닌 ‘핏(Fit)’을 결합해 만든 브랜드 이름처럼 철저한 고객 중심의 맞춤형 전략으로 단기간에 매출신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락토핏 판매호조로 종근당바이오를 비롯한 그룹 내 관계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종근당바이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90억원, 133억으로 추정된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종근당그룹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억원 증가한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종근당바이오는 락토핏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및 포장사업 또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종근당바이오의 매출액은 1600억원,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종근당바이오 프로바이오틱스 비즈니스 전략. 출처=하이투자증권

건기식 넘어 치료제 개발 눈독

종근당바이오는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원료의약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올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6년부터 뛰어든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의 매출 비중은 약 8%로 낮지만 락토핏의 판매호조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경기도 안산 공장에 프로바이오틱스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안산공장의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락토핏 매출 성장을 또다시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연구원은 “안산공장 가동으로 연간 300억원 규모의 원료 및 완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매출은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6%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부터 락토핏의 완제 OEM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 유거스의 완제 수출로 매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종근당바이오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까닭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아토피, 천식, 위염, 당뇨, 신경질환 등을 치료하는 의약품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인체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뜻한다. 특히 장내 미생물이 인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이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연구 초기 단계로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종근당바이오 역시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진행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최인석 종근당바이오 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4년까지 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종근당바이오는 그룹 내에서 균주 분리부터 배양, 생산, 제형화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