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가 보인다. 출처=이코노믹리뷰 황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엔씨소프트 주가가 최근 한 달여만에 저점 대비 24% 급상승했다. 증권가는 엔씨소프트를 게임 업종 ‘톱픽’으로 선정하고 있다. 게임주(株) 중에서 단연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는 평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신작 ‘리니지2M’이 한 달 넘게 매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한편 기존 게임인 ‘리니지M’의 매출도 지속되며 매출 순위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존 게임 매출에 신작 매출이 더해지며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 주가 12월 초 48만원→1월 초 60만원

▲ 엔씨소프트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금융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 50만원대 수준에서 12월 초 48만원 수준으로 내렸고 자잘한 등락을 거듭했고 이달 3일 56만원을, 8일엔 60만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리니지2M 출시 이후 최저점과 비교하면 24% 급상승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 원인을 실적 모멘텀과 실적 모멘텀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1월 27일 출시된 리니지2M이 초기 우려와는 다르게 흔들림 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리니지2M의 과금 모델에 대해 유저를 중심으로 과도하다는 불만이 쇄도했고, 이와 관련해 흥행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힘은 여전히 강했다. 리니지2M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3대 마켓 통합 매출 순위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리니지2M의 출시 후 지난 12월까지의 일평균 매출액을 45억원으로 추정했다. DAU(일간활성이용자수)와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등 사용자 지표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ARPU는 리니지M을 앞서고 있다는 평이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당초 보수적 시장 전망치였던 일평균 매출액 20억원~30억원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일평균 매출을 30억원 중반 정도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일평균 매출 43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종합하면 리니지2M은 지난 12월 일평균 매출 약 30억원에서 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니지2M으로 한 달간 벌어들인 매출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의미다.

형제 격 게임인 리니지M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도 불식시켰다. 같은 리니지 IP 시리즈인 동시에 하드코어 MMORPG라는 점 때문에 리니지2M이 출시되면 리니지M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있었지만, 리니지M의 매출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은 리니지M과 달리 4K 풀HD 그래픽 등 젊은 사용자층에게 더욱 어필해 새로운 유저층을 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리니지2M·리니지M ‘쌍끌이’…1분기 실적 역대 최대 전망

▲ 리니지2M 대표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지난 4분기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분기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35%, 44% 증가한 5381억원, 185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63%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즉 엔씨소프트의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두 자리수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파악된다.

리니지2M의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올해 1분기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15%, 29% 늘어난 6182억원, 239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엔씨소프트가 설립 이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PC온라인 게임과 리니지M 등의 매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니지2M의 해외 진출,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등 신작 매출이 추가된다는 가정에서다.

미래에셋대우는 외국인들도 엔씨소프트를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엔씨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엔씨가 글로벌 게임 기업 중에서 압도적인 투자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대표 게임 기업 중에서 엔씨소프트보다 높은 외형 성장이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예상되는 종목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 연구원은 8일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91만원으로 대폭 상향하기도 했다.

‘대작’ 러쉬 올해 이어져…클라우드 게임은 변수로

▲ 블소2 대표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올해에도 리니지2M 급의 기대 신작이 이미 포진해있다.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를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두 게임 모두 엔씨소프트의 인기 PC온라인 게임 IP 기반 모바일 MMORPG로, 기존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버금가는 흥행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들 게임이 리니지2M 출시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한 크로스 플랫폼 ‘퍼플’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리니지2M의 일본, 대만, 미국, 유럽 등으로의 글로벌 출시가 예상된다. 앞서 리니지M은 일본 시장에서 쓴맛을 봤지만, '리니지2' IP의 경우 원작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흥행 가능성은 좀더 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리니지2M의 글로벌 진출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게임판이 바뀌며 엔씨소프트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020년은 5G를 필두로한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해외 IT 공룡들을 비롯해 중국 최대 IT업체 텐센트도 클라우드 게임에 힘을 싣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구독형 결제 모델이 게임 산업에도 안착될 가능성이 있으며 부분유료 결제 BM(비즈니스 모델)을 주력으로 한 MMORPG에 강한 엔씨소프트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