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과 전쟁을 원치않고 살인적인 경제제재로 압박할 것이라고 밝혀 글로벌 금융시장이 전쟁리스크에서 벗어나며 뉴욕증시가 반등하고 유가와 금값이 급락하는 등 일제히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공군 기지 등 두 곳에 수십 발의 미사일 공격을 한 것과 관련해 즉각적인 군사 보복대신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국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조기경보시스템이 잘 작동해 미국인 사상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이란이 물러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사상 최고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강력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서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최고의 억지력"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위대한 미군은 어떤 일에도 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여러 옵션들을 계속 검토하면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란에 대해 살인적인 추가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국들이 이란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며 "우리는 중동산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번에 대미 보복을 한 것이 아니라 무력시위를 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해석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사태를 수습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발언으로 중동 불안이 진정되자 이날 미국증시가 장중 상승했다.

이날 뉴욕주식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만8745.0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5.87포인트(0.49%) 오른 3253.05로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0.66포인트(0.67%) 상승한 9129.24를 기록 또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CNBC는 "트럼프 연설 이후 중동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뉴욕시장이 안도했다"고 전했다.

중동 전운 고조로 전날 가파르게 상승했던 원유ㆍ금 값이 급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9%(3.09달러) 떨어진 5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달 16일 이후 약 3주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60%(2.46달러) 내린 65.81달러에 거래 중이다.

국제금값은 11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0.9%(14.10달러) 내린 1560.2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