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의약품은 크게 화학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나뉜다. 비즈니스 모델은 대개 연구, 개발, 생산, 임상, 유통 등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 중 업계를 이끄는 리더로는 종합 바이오기업 셀트리온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개발 전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꼽을 수 있다. 세 기업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명성을 쌓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각각 다르다. 이들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출시와 공장 재가동 효과에 힘입어 2020년 실적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 램시마SC로 새역사 추가할까

셀트리온은 유통을 제외하고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연구, 개발, 생산, 임상 부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유통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항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시판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의약품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셀트리온은 다수의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최근 개발에 성공해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 ‘램시마SC(피하주사)’다. 이는 인플릭시맙 성분 자가면역질환 억제제(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유일하게 피하주사 제형인 의약품이다. 기존 램시마는 정맥주사(IV)제형이었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인 ‘레미케이드’도 SC제형은 없다.

▲ 램시마SC. 출처=셀트리온

TNF-α억제제는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이 유명하다. 2018년 기준 매출 23조원으로 글로벌 의약품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휴미라는 IV제형과 SC제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엔브렐도 마찬가지다.

램시마IV로는 타깃 시장이 약 10조원이었지만 램시마SC까지 판매가 시작되면 셀트리온은 약 50조원인 TNF-α억제제 시장으로 타깃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램시마SC는 임상 데이터는 물론 의사들의 사전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명실상부 글로벌 1위 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생산시설에 기반을 두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규모는 2623억달러로 전체 제약 시장에서 29.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스트&설리번은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 규모는 2019년을 기준으로 119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해 2025년을 기준으로 253억달러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1.8% 성장했다.

▲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장 규모(단위 억달러). 출처=프로스트&설리번

바이오 위탁생산(CMO) 사업에는 대규모 생산설비가 필요하다보니 소수의 대형 CMO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위스 론자는 세계 곳곳에 26만리터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과 미국 등에 30만리터 생산설비를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만리터에 임상용 생산설비 2000리터를 더해 총 36만2000리터 규모 생산설비를 가동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2분기 말부터 2000리터 임상물질 생산설비를 추가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18년 18만리터 규모 3공장이 선진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을 시작했다”면서 “시장에서 선발기업을 추월해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 CMO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사업은 바이오 위탁개발(CDO)이다. 이는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 개발 및 공정개발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텍 증가 및 바이오시밀러 항체 파이프라인 증가에 따라 연 10% 이상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유망한 사업”이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력과 장비를 지속 확충하고 있으며 품질분석 연구실 역량 기반의 위탁분석 서비스 사업도 본격적으로 착수해 관련 사업 역량도 강화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다수 파이프라인 임상 순항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연구 및 개발, 상업화 전문 기업이다. 이 기업은 별도로 생산설비와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의약품 생산과 판매를 위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 제품은 바이오시밀러다. 이 기업은 이미 4개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및 유럽,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에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을 기준으로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모두 출시해 TNF-α억제제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보유한 기업이 됐다. 다른 제품으로는 항암제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가 있다.

온트루잔트는 이미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20년 상반기에 미국에 온트루잔트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서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신청한 ‘SB8’에 대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11’에 대해서는 연내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3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면서 “1분기에 첫 환자방문을 통해 본격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