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약처가 지난 7일 자진 삭제한 도라에몽 패러디 포스팅.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본 만화 캐릭터를 패러디한 포스팅했다가 부정적인 여론에 급히 삭제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시국이 일본과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데다가 정부부처가 낮은 저작권 준수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일 식약처는 새해 이웃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를 페이스북, 트위터, 공식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했다. 이 포스팅은 새해 떡국을 먹는 우리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의 새해 음식을 알리려는 의도를 담았다.

문제는 식약처가 자체 제작한 캐릭터 '식약애몽'에서 발생했다. 식약애몽은 일본 후지코 F. 후지오 작가의 인기 SF 만화 '도라에몽'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캐릭터는 '어디든 갈 수 있는 문'을 설정으로, 마치 도라에몽의 무엇이든 꺼낼 수 있는 주머니와 흡사했다. 도라에몽은 2008년 일본 외무성에 의해 최초로 애니메이션 문화 대사로 임명될 정도로 일본향이 강한 캐릭터다.

식약처가 이 같은 포스팅을 공개하자 SNS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강하게 흘렀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온라인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정부부처가 일본 만화 캐릭터를 패러디했기 때문이다. 특히 무엇보다 저작권 준수에 앞장서야 할 정부부처가 패러디 캐릭터를 생산했다는 부분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식약처는 지난 7일 포스팅을 하루 만에 자진 삭제하며 부정적인 여론을 서둘러 진화하고 있다.

식약처 온라인대변인은 "일본 만화를 닮은 캐릭터를 이용한 포스팅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라며 "패러디 디자인을 하려던 생각으로 만든 캐릭터였지만, 일본 캐릭터였다는 점과 복제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 지적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며 앞으로 포스팅을 제작할 때 더욱 신중함을 잃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문제가 된 게시물은 즉시 내리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