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8일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이날 오전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로 높아졌다.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이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다, 미국과 이란간 무력충돌이 확대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산유국들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일본의 토픽스 지수와 닛케이 225 지수는 각각 전일보다 1.37%, 1.57%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1.22%, 1.13%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 지수도 각각 0.96%, 0.53% 하락했다. 호주 ASX 지수는 0.13% 하락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현재 전일대비 5.1% 급등한 배럴당 71.75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4.7% 뛴 65.65달러까지 올랐다.

이란이 “미국이 보복 시엔 미국 본토와 우방국들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 러시아,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란 공격의 피해에 대해 이란과 미국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가 8일(현지시간)로 미뤄지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 때 온스당 1609.97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4월 이후 약 6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또다른 대표적 안전자산 일본 엔화 가치도 이날 장중 전 거래일보다 0.8% 오른 달러당 107.63엔까지 뛰었다. 미국 국채는 10년물 금리가 1.825%에서 1.7188%로, 2년물 금리가 1.546%에서 1.4581%로 각각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엔·달러 환율이 105엔 수준까지 떨어지고,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낙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호화폐 비트코인도 8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현재 24시간 전보다 5.61% 급등한 8345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에 달했다.

다이와증권의 가베야 히로카즈 글로벌 전략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2곳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내셔널호주은행(NAB)의 레이 애트릴 외환 전략팀장도 “현 시점에서는 안전자산으로 피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대응 수위에 따라 가속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8일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출처= Ace News

[미국]
■ 테헤란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비행기도 보잉 737

-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가 8일 오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 후 즉시 추락해 탑승객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했다"며 "참사 경위와 사망자 명단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 문제는 사고 기종이 최근 수년간 추락 사고를 냈던 보잉 737이라는 점.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현재로서 미사일 공격이나 테러 가능성은 낮다”면서 “예비조사 결과 기술적 이유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고 말해.

-  최대 항공사 제조업체인 보잉사의 737기종은 최근 몇 해 동안 수차례 추락사고가 있었는데 이날 추락한 737-800 모델도 앞서 2010년대에 두 차례 참사를 낸 바 있다고.

- 사고는 공교롭게도 보잉사가 컴퓨터 기반 파일럿 훈련 원칙을 폐기하고 실제 조종 훈련(시뮬레이션)을 받아야만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한 직후 발생.

■ 트럼프 소원대로 “美 무역적자 더 줄었다”

-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는 약 431억달러로 전달 대비 약 38억달러(8.2%) 감소했다고 발표.

- 수출은 2086억달러로 전달보다 14억달러(0.7%) 늘었고, 수입은 2517억 달러로 25억달러(1.0%) 줄어.

-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도 개선. 대중(對中) 상품수지 적자는 256억달러로 전달보다 22억 달러(7.9%) 감소.

- 2016년 10월(420억달러)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효과를 거둔 셈이지만, 기업 투자위축의 신호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 자본재 수입이 수입 감소를 주도했기 때문. 찰스 슈왑의 제프리 클레인탑 수석전략가는 “자본재 수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는 기업 투자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고 지적.

■ 테슬라 시총 100조원 - GM+포드 육박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등 전통적인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와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CNBC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컴팩트 SUV인 모델 Y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7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폭등한 반면 GM·포드 주가는 약세를 보이면서 테슬라 시가총액이 GM과 포드 합산 시총에 육박한 것.

- 테슬라의 주가는 7일 469.06달러로 마감하며 시총 850억 달러, GM은 35.15달러로 시총 502억달러, 포드는 9.25달러로 시총 567억달러 수준.

- 다만 시총 외에 총부채, 현금 등을 포함한 총 기업가치에서는 포드가 1540억 달러, GM은 1320억 달러, 테슬라는 920억달러에 불과.

- 그러나 최대 해외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도 GM과 포드는 2년 연속 매출이 둔화됐고 올해 전망도 어두운 반면, 테슬라는 중국을 발판으로 덩치를 키운다는 야심찬 전략을 짜고 있어.

[유럽]
■ 그리스, IMF로부터 완전 벗어나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7일(현지시간) 수개월 내 아테네에 나와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사무소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혀. 극심한 재정난으로 구제금융 체제가 시작된 후 10년 만에 맞는 독립.

-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를 만난 후 "이젠 IMF의 엄격한 감시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소회를 밝히고 “그리스와 IMF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 AP 통신은 아테네의 IMF 사무실 폐쇄는 그리스가 이제 재정적으로 존중받는 국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라고 전해.

- 그리스는 2010년 발발한 재정난으로 국가 부도 사태 위기에 몰린 뒤 IMF와 EU로부터 3차례에 걸친 지원을 받아. 이후 고강도 긴축정책과 경제개혁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2018년 8월 세번째 구제금융에서 탈출.

- 그리스는 작년 7월 총선에서 집권한 미초타키스 정부의 계획에 따라 향후 성장 위주의 목표로 경제 체제를 전환. 미초타키스 총리는 2020년 2.8% 경제성장을 목표로 설정.

■ 佛-美, 2주동안 '디지털세' 집중 협상

- 미국과 프랑스가 디지털세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앞으로 2주동안 집중 협상에 들어간다고 브뤼노 르마레 프랑스 재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밝혀.

- 프랑스가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를 도입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 정보기술(IT) 업체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자 미국은 대대적인 보복관세를 예고한 상태.

-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은 프랑스산 샴페인부터 와인, 치즈 등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제품 24억달러어치에 100%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 르마레 장관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2주 동안 집중 협상을 통해 프랑스의 디지털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틀과 양립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해.

- 미국과 프랑스가 집중 협상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EU 집행위원회는 “기업들에 공정한 방법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주권을 행사하려는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EU 회원국들과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며 프랑스에 힘을 보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