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인테리어 솔루션 업체들이 가구 제품이나 인테리어 솔루션에 대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인테리어 분야 사업자들은 더욱 치열해진 업계 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8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우리나라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의 규모가 올해 25조 4000억원에서 10년 뒤인 2030년 81.1% 증가한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리서치센터는 노후 주택 증가로 인한 재개발·재건축 수요를 비롯해 인테리어 개선에 대한 고객 니즈가 많은 점을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관련 기관에서도 가정용 가구 수요(홈퍼니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의 증가로 인해 관련 솔루션들이 갈수록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이색적인 가구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대리점이나 전시장을 전국에 설립해 고객 발길을 유인하는 등 기성 전략과는 다른 방식이다. 기업들은 각 전략을 통해 여러 연령대 가운데 20~30대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이케아 제품과 솔루션을 활용해 만들어진 임시 주거 공간. 이케아는 오는 2월 이벤트 참가자들에게 공간에서 1박 2일 간 지낼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출처= 이케아코리아

이케아는 2월 한 달 간 멤버십 ‘이케아 패밀리’의 회원 24명을 모집해 이케아 제품들로 꾸며진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번 ‘슬립 오버 체험’ 이벤트의 참가자들은 6명씩 4개 조로 나뉘어 매 주말마다 1박 2일의 이벤트 일정을 보낸다. 수면, 홈 오피스, 반려동물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된 방에 참가자 한명씩 이용할 예정이다.

이번 거주 체험 이벤트는 이케아가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 최초로 진행한다. 그간 광명점, 고양점, 기흥점 등 매장 3곳에서 상품을 진열해놓거나 실제 공간을 모사한 쇼룸을 선보인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이케아는 최근 급증하는 1인가구 고객의 니즈를 이번 이벤트에 반영했다.

또 소비자들은 앱 등 온라인 경로를 통해 타인이 살고 있는 거주지의 내부와 제품들을 살펴보고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요 사례로 온라인 플랫폼 업체 버킷플레이스가 운영하고 있는 인테리어 정보 서비스 앱 ‘오늘의집’을 꼽을 수 있다.

오늘의집 앱의 회원 고객들은 직접 인테리어 관련 콘텐츠들을 앱 상에 게재하고 있다. 각자 거주하는 집의 실내를 사진 촬영해 보여주고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글도 작성해 올린다. 또 게시자가 사진으로 보여준 가구나 생활용품 가운데 앱에 입점한 제조사의 상품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된다.

버킷플레이스는 오늘의집의 입지를 꾸준히 확장하며 관련 업계에서 호평받고 있다. 버킷플레이스에 따르면 오늘의집 앱에 게재된 인테리어 관련 컨텐츠 수는 작년 12월 말 기준 181만개에 달한다. 앱에서 발생한 월 거래액은 작년 말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누리꾼들은 웹 상에 구현된 3차원(3D) 가상 거주공간에 가구·생활용품을 임의로 배치해보고 가상도를 온라인 게재해 타인과 공유할 수도 있다.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업체 어반베이스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 인테리어 서비스 ‘3D 홈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무료 제공하고 있다.

▲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업체 어반베이스의 3D 홈디자인 서비스로 만든 가상도. 소비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웹 상에서 공간을 가상으로 꾸며볼 수 있다. 출처= 어반베이스

3D 홈디자인 서비스에서는 이케아, 스튜디오 삼익,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구 제조사나 가전업체의 상품 총 7000가지를 3D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다. 마루, 벽지, 창호 등 인테리어 요소들의 각종 선택지도 가상 공간에 적용 가능하다. 어반베이스는 또 전국 아파트의 설계 도면 가운데 80% 가량을 확보해 3D 데이터로 변환한 뒤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과 똑같이 생긴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인테리어를 간접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어반베이스에 따르면 3D 홈디자인 서비스의 월 이용자 수는 2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로 30대 미혼 여성이 이사 시즌에 맞춰 3D 홈디자인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의집, 3D 홈디자인 등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최근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반영한 점이다. 소비자들은 최근 SNS 등을 통해 자신의 개성있는 소비 행태를 드러내고 타인의 스타일을 참고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상 소비재 뿐 아니라 가구·인테리어 분야에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난 점은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세를 방증하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향후 높아지는 소비자 관심에 발맞춰 창의적인 고객 솔루션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은지 어반베이스 마케팅 팀장은 “이케아가 5년 전 우리나라에 진출한 뒤 ‘인테리어는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됐다”며 “이 같은 시장 흐름은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확장시키는데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 팀장은 “온라인 가구 시장이 앞으로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테리어 업계 사업자들은 이 같은 업황에 맞춰, 고객들이 온·오프라인 매장을 한 채널처럼 느끼도록 할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