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치킨·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정현식 회장이 대주주 자격을 돌연 사모펀드 운용사에 넘겨 구설에 올랐다. 정 회장은 작년 12월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해마로푸드서비스 지분 56.80%를 양도했다. 양도 금액은 1938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지분 매각 이유로 맘스터치 해외 사업을 꼽았다. 맘스터치는 2014년 처음 출범한 뒤 작년 말 기준 점포 1200여개를 출점하며 30년 역사의 선두 브랜드 롯데리아를 추격하고 있다. 정 회장은 맘스터치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전문 경영 역량이 해외 사업에 도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이 정 회장의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이유는 사모펀드 특성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통상 인력을 과도하게 구조조정하는 등 전략을 펼쳐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뒤 이윤을 남기고 회사를 되판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불안정한 해마로푸드서비스를 두고 떠났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또 지분 매각 이후 사내 위화감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임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아 더 큰 불만을 사고 있다. 결국 일부 직원들은 정 회장의 활발한 소통과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작년 11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케이엘엔파트너스 출신으로 현재 해마로푸드서비스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박성묵 부사장은 이달 9일 입장자료를 통해 직원고용 안정을 약속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정 회장 양측이 체결한 ‘주식 및 전환사채 매매계약서’에 ‘직원들의 고용 관계를 유지하고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담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외조항이 존재할 가능성이나 정 회장의 ‘유구무언’ 행보 등 요인으로 회사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케이엘앤파트너스와의 계약 조항에 따라 회장직을 유지한다. 맘스터치 경영 과정에 지속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그간 닫았던 입을 열어 임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맘스터치의 경영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 맘스터치를 지금 자리에 있게 해준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