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동물(혹은 장난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는 주인공...이는 모든 디즈니 영화에 절대 빠지지 않는 공식과 같은 요소들이다. 놀랍게도 ‘닥터 두리틀’은 디즈니가 제작한 영화가 아님(유니버설 픽쳐스 제작)에도 무심결에 보면 “디즈니에서 제작비라도 투자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밝고 명랑하다. 

무려 10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한 ‘아이먼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하 로다주)가 주인공 의사 ‘존 두리틀’을 연기한다. 로다주가 단독 주연으로 나왔으니 이번 작품은 앞으로 확장될 세계관의 시작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뭔가 속편에 대한 여지가 특별하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물론 작품의 흥행 정도에 따라 속편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본론으로 돌아와서 앞서 이야기했듯 ‘닥터 두리틀’은 한없이 밝고 쾌활한 영화다. 그렇기에 로다주 특유의 넉살과 장난기에서 나오는 매력이 작품을 통해 한껏 발산된다. 단순히 보이는 장면 그대로 내용을 이해하면 작품을 충분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줄거리가 쉽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동물 전문가이자 의사인 존 두리틀은 자신의 가장 훌륭한 파트너이자 아내인 ‘릴리’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존은 ‘신비의 섬’을 찾아 홀로 모험을 떠난 릴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고 마음의 굳게 닫은 채 숲속 깊숙이 숨어 버린다. 그렇게 수 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자신의 실수로 다람쥐를 다치게 한 소년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두리틀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아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닥터 두리틀’의 매력 포인트는 두리틀 박사의 동료인 동물들의 귀여운 매력이다. 사람보다 머리가 좋은 앵무새, 겁쟁이 고릴라, 추위를 싫어하는 북극곰, 늘 깐죽대는 타조부터 말귀를 못 알아듣는 오리까지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해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잠깐잠깐 등장하는 생쥐나 원숭이 등의 깨알 같은 매력발산도 보는 이들에게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여기에 다분히 ‘로다주스러운’ 익살과 말장난은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 딱 어린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닥터 두리틀’을 작품성이나 영화가 전하는 심도 깊은 메시지 등으로 평가하자면, 딱히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그러나 시종일관 밝고 명랑함을 추구하는 어린이 동화 같은 영화를 두고 굳이 그런 어려운 잣대를 들이밀어 애써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 세계 관객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열광한 것이 작품성 때문이었던가. 모든 영화가 다 ‘기생충’일 필요는 없다.

정리하면, ‘닥터 두리틀’은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가볍게 웃으면서 즐기는 그런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