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말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인수계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지만 최종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더케이손보에 대해 유일하게 실사를 진행한 원매자여서 연말까지 인수가 가능할 것로 예측됐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과 더케이손보의 최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 양측간에 인수가격에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였다. 

실사를 마친 연말까지만해도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경쟁심화, 자동차보험 비중, 자본확충 문제로 인해 적정가격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2018년까지 자본총계가 15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3분기 1469억원으로 9개월만에 31억원 줄었다. 전체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누적되는 순손실이 커지면서 결손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이 111억원으로 2018년 1~3분기 순손실 11억원 대비 9배 증가하면서 결손금이 급격히 늘어났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당초 금융업계는 더케이손보 인수가가 15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낮은 1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할 경우 가장 큰 이점은 손보사 라이센스를 값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보사를 매입해 상품을 장기상품 위주로 개편하고,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시장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판단도 주효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를 인수할 경우 고비용이 드는 자동차보험을 기존에 판매했던 부분만 남겨두고 장기보험 상품을 미니보험·초단기보험으로 구성하는 동시에 판매채널으로 방카슈랑스를 활용한다면 그룹차원에서 시너지를 높일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더케이손보 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 회원들의 데이터베이스(DB)도 확보할 수 있어 여러 이점이 있었지만 자동차에서 장기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무시할수 없다. 현재 더케이손보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66.63%이며 인력도 자동차부문에 대부분 배치돼 있다.

지난해 더케이손보는 장기보험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자동차 부문이 막대해 3분기에 92.66%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할 경우 판매채널을 보강해야 하는 동시에 자본확충 진행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인수가격에 신중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하나금융그룹은 2011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은행 부문을 키웠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하나생명, 하나·외환카드 통합 등을 추진하며 비은행부문 강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미미하다.

특히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이 약하다. 하나생명은 전국에 흩어진 하나은행 지점을 활용해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형식으로만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저축성보험을 판매해오다, 2018년부터 주가연계증권(ELS)변액 상품 라인을 확대하면서 판매하고 있다.

변액 상품 라인 보강에도 판매 채널에 한계가 있어 신계약 증가율은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 은행 수익성이 전체 지주의 87.8%를 차지하는 만큼 비은행 실적 보완이 시급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까지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 인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지만 가격을 놓고 다각도로 다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M&A특성상 인수에 대한 절차가 있지만 인수 회사 측을 고려해 진행 사항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