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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 엔제리너스, 실적 추락 왜?창립 20주년 맞았지만 실적 지표 줄줄이 ‘침체’…가성비·매장 효율화 시급
▲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엔제리너스 매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롯데GRS의 커피 브랜드 엔제리너스가 그룹 후광에 걸맞지 않게 저조한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는 동안 유력 브랜드들에 비해 경쟁 열위에 놓였기 때문이다. 엔제리너스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각종 프로모션과 상품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시도할 방침이다.

8일 롯데GRS,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엔제리너스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575개로 집계됐다.

2014년 말 기준 927개를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해 5년 째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4~2015년 두 해는 점포 수 증가세가 위축돼 엔제리너스 뿐 아니라 모든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분수령이 된 기간으로 풀이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자영업 분석 보고서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 담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대비 매장 수 증감률은 2014년 15.0%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2018년 7.9%에 머물렀다. 조사기간이 시작된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폭이 나타나긴 했지만 시장 확대 추세는 둔화했다.

시장 성장세가 위축된 요인으로 커피전문점 과포화에 따른 수요 간섭 현상을 들 수 있다. 가맹본부에서 공격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경쟁사 점포 뿐 아니라 같은 브랜드 점포끼리 영업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점포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비용을 대거 투입했지만 회수하지 못한 가맹본부도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맹본부들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점포를 지원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토종 커피 브랜드 카페베네가 몰락한 이유다.

엔제리너스도 이 같은 업황에 대처할 방안을 모색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에 따르면 롯데GRS 매출액은 2014년 1조 1300억원에서 2018년 8309억원으로 4년 새 26.5% 감소했다. 엔제리너스가 통상 롯데GRS 매출액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리아(65%)에 이어 많은 수준이다. 롯데GRS의 실적 부진에 엔제리너스의 부진이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GRS의 영업이익은 254억원에서 74.8%나 감소한 64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제리너스의 고질적인 부진 요인으로 낮은 가성비가 꼽혔다. ‘음료가 타사보다 덜 맛있는데 가격은 더 비싸다’는 소비자 평가가 줄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 ‘자바 커피’라는 브랜드를 전신으로 20년째 사업을 영위해온 엔제리너스 입장에선 민망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15년부터 작년까지 격년으로 세 차례 실시한 주요 커피전문점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엔제리너스의 낮은 상품 경쟁력이 입증됐다. 엔제리너스는 연도별 조사의 ‘맛’ 또는 ‘맛·메뉴’, ‘제품’ 등 평가항목에서 5점 만점에 3.52, 3.58, 3.72 등 수준의 점수를 받아 전체 6~7곳에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중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매장 수익성 향상도 엔제리너스의 과제다. 2018년 말 기준 엔제리너스의 점포 면적 3.3㎡당 매출액은 537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썸플레이스(829만원), 할리스커피(751만원), 커피빈(841만원) 등 기준점포면적 100㎡ 이상 중대형 매장을 주로 출점하는 등 유사한 매장 전략을 갖춘 타 브랜드에 열등한 수준이다. 상품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넓은 매장에서 인테리어 개선 등 감성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데 비교적 소홀했다.

업계에선 엔제리너스가 시장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솔루션을 ‘소비자 입’에서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엔제리너스가 가성비를 높이는 동시에 공간 감성을 고급화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커피전문점으로서 ‘대변신’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창업컨설팅 업체 창업피아의 이홍구 대표는 “엔제리너스의 강점은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파워와 자금 안정성”이라며 “엔제리너스는 현재 커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와 예비 창업자 모두 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칠 만하다”고 분석했다.

엔제리너스, 원두·제조 경쟁력 강화…기본으로 승부수

엔제리너스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획기적인 실적 개선책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간 꾸준히 전개해온 방안들이지만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인 점을 인지하고 앞으로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카페 경쟁력의 주요 관건 가운데 하나인 원두의 상품성을 더욱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타사에 앞장서 일부 메뉴의 가격을 올린 만큼 맛의 수준을 끌어올려 가성비를 높일 방침이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3일 아메리치노 등 메뉴 29종이 가격을 평균 0.7% 가량 인상했다.

엔제리너스는 또 원두 풍미와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 등 요소를 모두 활용해 소비자에게 소구하고 있다. 지난 7일 출시한 공정무역 인증 싱글 오리진 원두 ‘콜롬비아 카우카’ 같은 상품이 한 사례로 꼽힌다.

매장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함양하고 이에 따른 성과를 홍보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신은주·최지혜 큐그레이더, 허윤아 바리스타 등 엔제리너스 직원 3명은 작년 11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한국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1등, 2등, 4등을 차지했다. 큐그레이더는 커피 품질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엔제리너스가 직원들 사이에서 국제인증 자격을 갖춘 큐그레이더를 육성하고 바리스학과 전공자를 채용하는 등 인재를 확보하는데 공들인 점이 유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제리너스는 이밖에 올해 창립 20주년을 타이틀로 활용한 프로모션과 브랜드 캐릭터인 천사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등을 구사할 계획이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엔제리너스는 앞으로도 상품·서비스를 모두 개선함으로써 국내 대표 토종 커피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20.01.08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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