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피린이 암을 사멸시킨다는 효과가 전임상에서 확인됐다. 아스피린 프로텍트. 출처=바이엘코리아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최초의 화학합성의약품이자 유명 해열‧소염 진통제 및 혈전예방약인 ‘아스피린(Aspirin)’이 대장암을 스스로 사멸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전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시티 오브 호프 병원(City of Hope Hospital)’의 종양학자 아하이 고엘(Ajay Goel) 교수 연구진은 실험쥐 실험(전임상)을 통해 아스피린을 투약한 실험용 쥐의 대장암세포가 자연사멸(아포프토시스, Apoptosis)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고엘 교수 연구진은 네 종류의 대장암을 유발시킨 실험쥐를 투여하지 않음, 저용량(15mg/kg), 중간 용량(50mg/kg), 고용량(100mg/kg) 등 4그룹으로 나눠 아스피린을 투여했다. 해당 용량을 체중과 신장 등을 고려할 시 사람에게는 저용량 100mg, 중간 용량 300mg, 고용량 600mg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 사람 1일 표준 복용량은 약 75mg다.

연구진은 실험쥐 4개 그룹에서 각각 3마리씩을 선별해 3일부터 11일이 지날 때까지 2일 간격으로 종양의 크기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아스피린을 투여하지 않은 실험쥐와 비교해 투여한 실험쥐 모두에서 대장암세포의 자연사멸이 증가했다. 아스피린 투여량이 많을수록 자연사멸한 암세포가 더 많았다. 이는 도미노 효과로 불린다. 자연사멸은 암세포가 스스로 죽는 것을 뜻한다.

고엘 교수는 “아스피린은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관절염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적의 약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 연구결과로 한층 더 기적의 약에 가까워졌다”면서도 “아스피린은 심장이나 위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으므로 투여량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은 바이엘사의 상표명이다. 이는 아세틸 살리실산으로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됐다는 기록과 기원전 400년께 히포크라테스가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에는 위벽을 자극해 설사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바이엘 연구원 펠릭스 호프만이 화학합성작용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아스피린을 개발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