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체 고기 회사 비욘드미트는 베이징 미래식품포럼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고기 없는 소시지와 햄버거 패티의 샘플을 제공했다.    출처= Beyond Mea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미국의 대체육류회사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중국을 식물성 고기 제품의 다음 번 큰 시장으로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중국 국내 스타트업들은 중국인의 입맛에 대한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미국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며 구매력과 육류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대체 육류 제조회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 개체수의 절반 이상을 살처분하면서 돼지고기, 소고기, 가금류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 관리들은 육류 대안을 장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Redwood City)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임파서블푸드는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상하이 무역박람회에서 식물성 고기 버거를 선보였고,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경쟁업체 비욘드미트도 올해 중국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토종 기업들도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는다. 사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채식주의 식사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의 불교도들은 수세기 동안 그들만의 대체 육류를 만들어 왔다. 최근 많은 중국 회사들이 중국인들의 입맛에 더 잘 맞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자신의 육류 대체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설립한 베이징의 스타트업 쩐미트(珍肉, Zhenmeat)는 지난해 9월 중국의 최대 전통 명절인 중추절 연휴 동안,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식물성 기반 돼지고기로 만든 전통 월병을 판매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쩐미트는 내년 초까지 베이징 식당의 채식주의 메뉴에 진입하기 위해 제품을 개량하고 있는데, 이는 이 회사의 광범위한 상업화를 향한 첫걸음이다.

쩐미트의 창업자 빈스 루는 "우리는 자금과 연구개발팀도 부족하고, 이제 이 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시간도 부족하지만, 우리의 강점은 소비자를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11월 열린 베이징 미래식품포럼에 참여한 쩐미트(Zhenmeat) 부스. 젠미트는 식물성 기반 돼지고기로 만든 월병을 판매했다.    출처= Investing.com

식품업체들의 이러한 새로운 물결은, 점점 더 건강을 의식하고, 고기를 못 먹는 것을 경제적 궁핍으로 여기지 않는 중국의 젊은 세대 소비자들의 후원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낮은 생산 비용이라는 이점 외에 정부의 규제도 일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비욘드미트의 초기 후원자이기도 한 뉴욕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 전문 벤처펀드인 레버 VC(Lever VC)는 지난해 두 개의 중국 대체고기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레버 VC의 설립자 닉 쿠니는 "가장 큰 승자는 중국 토종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푸드 같은 기업이 몇 개는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대체 고기의 장점들, 즉 비만과 당뇨병과 같은 질병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홍보하면서도 대체고기의 영양과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 식품영양개발원의 쑨 준마오 부원장은 "식물을 기반으로 한 식품산업의 발전은 중국 국민의 영양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호평했다.

중국의 가장 인기 있는 식물기반 고기 옴니포크(OmniPork)를 만드는 홍콩의 그린 먼데이(Green Monday)의 창업자 데이비드 용은 "중국 정부의 지도와 일반적인 지원 정책은 식물성 고기에 대한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 때문에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에 설립해서 지난 해에 옴니포크를 출시한 그린 먼데이는 최근 중국 본토 전역 10개 도시에 75개의 카페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와가스(Wagas)에 여러 가지 대체고기 요리를 선보였다. 그린 먼데이는 또 중국 본토에서는 KFC와 피자헛의 중국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얌 차이나 홀딩스(Yum china holding Inc.)의 자회사 타코벨(Taco Bell)과 손잡고 대체 돼지고기로 생선맛을 내는  가지 타코를 개발하고 있다.

타코 벨과 그린 먼데이의 제휴는 중국 시장에 맞게 제품을 맞춤화하려는 시도다. 임파서블푸드는 지난해 11월 상하이 무역박람회에서 공개한 고기 없는 버거 외에도, 식물성 스튜 미트볼과 전통 만두를 선보이며 중국 본토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 대체 육류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자신들이 중국인의 입맛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    출처= Omnipork

임파서블푸드는 오리지널 버거의 붉은 색조를 띠며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물질인 콩 레게모글로빈에 대한 규제 승인을 받는 대로 중국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도 "중국은 성장을 위한 핵심이자 장기적인 전략 지역"이라며 2020년 말까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의 호세 실 최고경영자(CEO)도 중국에서 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 진출을 위해 어떤 회사와 손을 잡을지 판단하고 있는 중입니다. 불에 구워도 견딜 수 있는 식물성 패티를 제공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찾고 있습니다.”

비욘드미트 등 대체 육류 스타트업에 투자해 온 뉴크롭캐피털(New Crop Capital)도 중국 시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소셜 벤처 펀드인 다오벤처스그룹(Dao Ventures Group)의 다오푸드 인터내셔널(Dao Foods International)과 제휴를 맺었다.

크리스 커 뉴크롭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가 현재 잘 알고 있는 점은 중국에 어떻게 진출해야 할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오푸드는 지난해 8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식물성 기반 식품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이벤트를 시작했다. 다오벤처스의 창업자인 타오 장은 이 이벤트에 50여명의 기업인과 30여명의 투자자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타오 장은 초기 계획은 서양의 제품을 중국에 이식하는 것을 돕는 것이지만 1년 동안 타당성 조사를 거친 후에는 중국 토종 스타트업에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가들은 미국 투자자의 도움으로 무엇이든 매우 빨리 배우는 경향이 있지요. 특히 식물성 기반 육류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