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한 학기 쉬면 안돼?” “휴학하겠다는 말인가?”

졸업하고 4년이 지났고 지금은 어엿하게 직장생활을 잘 하고있는 작은 딸 이야기이다. 5년여 전 대학3학년 때 공부에 지치고 취업에 대한 다른 준비가 필요한 듯 필자에게 질문한 것이다. 몇 번의 토론 끝에 그냥 8학기 스트레이트로 다니게 되었고, 졸업을 앞둔 12월에 취업이 되었다.

최근에 물어 보았다. “휴학 안 하길 잘 했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제 힘으로 돈벌고, 눈치보지 않으니 좋았다고 한다.

당시 해주었던 말이다. “완벽함으로 취업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라는 곳은 직업과 삶을 대하며 일을 하는 기본을 배우는 곳이다. 다양한 활동으로 가능성을 보며 찾아가는 것이다. 완벽한 준비라는 명분으로 허송세월 보내지 않도록 해라”

지금의 취준생도 비슷한 고민과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취업과정의 실체를 잘 모르고 단순히 ‘입시(入試)’준비하듯 한다. 시험만 잘 치면 되리라는 막연한 생각에 잡혀있다. 그 이유는 인류 문명 최고 수준의 ‘정보채널’, 실시간으로 접하는 미디어 정보 때문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채널을 타고 오는 정보생산·제공자의 무식(無識)한 수많은 말과 글이 문제다. 많이 아는 것이 병이 되었다. 새해 첫 컬럼은 이 두려움을 만드는 맹신증(盲信症) 5가지를 짚어본다.

 

1. [경쟁률착시증] 제대로 준비도 안된 지원자는 제외해야 한다

정부자료에서 출발한 언론보도가 매일 쏟아진다. 통계중에 논리상 유리한 숫자만을 내민다. 특히 임시직 성격을 가진 통계치도 취업자릿수도 문제이다.

두 가지의 숫자를 떨쳐야 한다. 국가차원의 경쟁률과 지원하는 회사차원의 경쟁률 통계이다.

첫째, 국가전체 차원의 통계로 보이는 경쟁률이다. 청년취업을 보는 숫자의 나열도 다양하다. ‘청년 미취업인원’,’경제인구대비 미취업인원’,’대졸자대비 미취업인원’ 등 다양한 숫자에 대비한 가용한 일자리 숫자 정보를 보다 보면 엄두가 나질 않는다. 취준생 모두의 문제인 듯 보인다.

경기순환에 따라 수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고도 한다. 절망하게 만드는 통계들이다.

둘째는 거대그룹사 혹은 대기업의 경쟁률이 절망하게 만든다. 수십대일, 수백대일이라고 경쟁하듯 보도가 된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런 숫자에 연연해 하지 말자는 것이다. 제대로 준비한 사람만 대상자,경쟁자로 분석하여야 한다. 그냥 졸업하고 아무 생각없는 사람, 취업 의지가 없는 사람은 경쟁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물론 그 취업의 의지와 준비를 측정하기는 쉽지는 않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국가전체로는 절반정도, 대기업지원자의 1/3 정도는 통계에서 제외해도 된다. 말이 취준생이지 너무나 한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대기업 입사지원서의 1/3은 2-3초만에 날려버릴 수준이다. 기본 요건도 안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입실도 하기 전에 1/3은 제외시키고 싶다. 그러면, 취준생 절반이 의미없는 숫자이다.

그리고, 전체 숫자와는 무관하게 해마다 수십만명, 그 좋아하는 대기업에도 수만명은 합격하여 입사를 한다.

 

2. [스펙 핑계증]스펙이 문제라며 발뺌하며 허송세월을 보낸다

스펙이 좋은 경우는 1/2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영어 등 외국어와 출신학교, 학점 등에 해당하는 말이다. 취업은 개인성적과 조직관계역량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굳이 면접을 보는 이유는 성적 좋은 사람중에 인간성이 안좋은 사람을 찾아 버리고, 학교나 성적은 좋지 않지만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고 조직에 적극적인고 충성심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고자 보는 것이다. 공부성적,개인스펙이 좋은 사람들이 인간관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실제 몇 년간 통계상으로 나타난 대기업의 합격자 토익 평균 800점 수준이다. 800점이상이 절반, 800점 미만이 절반이란 뜻이다. 학점 3.7정도로 나오는 통계도 그런 관점이다. 그런데, 그 통계를 가지고 토익 800점이상, 학점 3.7이상이어야만 된다고 해석하며 보도를 한다.

평균이하 점수를 가진 사람이 절반이고 평균점수 이상이자 만점에 가까울 정도 점수를 가진 경우도 탈락자가 많다는 것도 잘 모를 것이다.

 

3. [언론보도 오류증]기업을 잘 모르는 기자나 데스크의 전형적 무식의 소치이다. SKY보도 오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주 보는 기사들을 재구성해 본다. ‘SKY대학 출신이며 토익930점이다. 그런데도 30여곳 이상의 회사에 입사지원을 했는데 한 군데도 서류합격 통지도 못 받았다. 엄청난 취업란을 실감한다’는 식이다. 기업의 인재선발방법을 너무 모르고 나오는 언론기사들이다.

그런 기사를 쓰는 것은 언론사 취업이 시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SKY출신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는 일의 상당부분이 과거정보 등이 기억과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지원경쟁이 심하니 반드시 시험의 관문을 치르게 된다. 결정적인 것은 혼자만 잘 하면 되는 직업이며 태도적인 측면이 조금 모자라도 된다.

그런 기준의 직업에 종사하고 세상을 보고 있으며 기업의 다른 측면을 말해도 잘 모르는 것을 필자는 많이 경험했다. 일부 성적과 취업률과는 직접 연계를 지을 수 없는 데 언론의 힘으로 난무한다. 그래서 문제다

 

4. [헬조선비난증]일부 부조리를 전반적 상황으로 착각, 사회 전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며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입사채용부정,특혜,가진자만의 리그가 만연하여 대한민국전반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비난으로 대다수 기업의 올바른 경영’을 잘못보는 것이다.

최근에 보도되었고 자주 언급이 되는 부의 세습, 권력의 대물림으로 인하여 노력이 빛을 보기 어렵다고 보는 현상들이다. 특정 계층의 채용부정, 특혜성 범죄행위 등으로 ‘헬조선’같은 종류의 사회부정적 생각이 취준생의 머리에 자리잡는 경우이다.

실제로는 지극히 미미한 부분이다. 그러니 묵묵히 제대로 된 본모습을 보고 희망으로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 잘못된 행위에 눈감자는 뜻은 아니다. 정확한 문제의식으로 어디든 제대로 취업하고 일해서 회사와 사회에 기여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이런 현상에 대한 면접 질문 등도 자주 한다. 바른 문제의식이 중요하다.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이유로, 제대로 봉급받고 적당하게 일하려는 자세도 문제가 된다. 틈나면 한눈 파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입사할 때 오래 다니겠다고 약속하고 입사하고선 힘들다고 관두는 것도 범죄행위수준이다. 상호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5. [꼰대치부증]모든 어른이나 선배들을 ‘꼰대’라고 치부하는 경우이다. 거리를 두고 피하겠다는 심리를 깔고 있다

전형적으로 잘못된 형태의 ‘꼰대’와 소통하라는 뜻이 아니다. 좋은 ‘어른, 멘토’는 찾아야 하며 가까이 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런 분들이 더 많다. 취업역량 중에 관계역량, 특히 상하간의 소통은 전문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기업에서 자료와, 데이터화 하지 못한 암묵지(暗默知) 때문이다. 이 암묵지에 대한 접근성이 클수록 전문가로 성장하는 토양이 된다.

지식활용도가 많아지며 회사 외부적으로 영업이나 마케팅을 잘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거래성사나 외부협력관계 등의 최고 의사결정은 어른들이 성사시키는 경우로 성공경험이 많은 ‘꼰대’일 확률이 높다.

 

마무리하며…..

기본적인 것은 마음과 태도이다. 위의 다섯가지 현상들은 면접 질문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직업정신, 기업가정신의 기초이다.

기업가, 직장인은 문제해결하는 자리이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것은 머리에서 지워라. 그러면서 매사를 긍정적인 측면을 보며 준비하고 스스로 성장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