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가전 로드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QLED 8KTV 및 마이크로LED, 로봇, 다양한 백색가전 라인업에 인공지능 밀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등 힘있는 행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로드맵이 특히 관심을 끄는 중이다.

프로젝트 프리즘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전통 가전에서 느껴지던 ‘딱딱함과 무거움’을 벗어 던지고 고객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마리 레고처럼 조립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 큐브 냉장고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비스포크를 통해 일차적인 로드맵이 나온 바 있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로 되다(BE)와 말하다(SPEAK)라는 단어의 결합이다. 이 단어를 냉장고에 도입해 도어 패널의 색상, 소재, 디자인을 고객이 직접 고르게 만다는 마법을 보여준 바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세대변화, 고령화, 도시화의 3대 트렌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해 주기 위해서는 올바른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프로젝트 프리즘을 만들었다”면서 “핵심은 공급자 위주의 제품 개발에서 다양한 소비자 위주의 제품 개발로의 전략 수정”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프로젝트 프리즘은 ‘나만의 가전’을 선호하는 밀레니얼의 취향을 ‘저격’하는 한편, 딱딱한 제품 라인업에 유연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끌어내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CES 2020에도 프로젝트 프리즘이 등장한다. 바로 큐브 냉장고다. 큐브 냉장고는 보관하는 내용물에 따라 와인큐브, 비어큐브, 뷰티큐브 등 세 종류며, 이 역시 나만의 가전제품을 좋아하는 밀레니얼의 취향을 노렸다는 설명이다. 밀레니얼의 가전소비 패턴 중 하나가 희소성이며, 프로젝트 프리즘이 일반적이지 않은 가전제품 라인업에서 시작되는 점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한편 스크린 에브리웨어의 전략도 프로젝트 프리즘의 방향성과 닮았다는 말이 나온다. 생활밀착형 가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 등장한 스크린 에르비웨어의 방향성도 결국 생활밀착형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스크린 에브리웨어를 두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스크린을 최적화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와 정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한종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프리즘, 스크린 에브리웨어의 등장이야 말로 삼성저자 가전 라인업 로드맵의 건전성을 상징한다는 말이 나온다. 두 개념 모두 밀레니얼을 노리고 있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고무적인 전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큐브 냉장고, 더 세로TV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가전제품을 신선한 마케팅으로 밀레니얼의 생활밀착형 프레임으로 끌어내려는 전략도 힘있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얼마나 팔리느냐’에 있겠지만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생활밀착형, 나아가 대중적이지 않은 가전제품을 밀레니얼의 ‘힙한 상품’으로 프레임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