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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의 실전기업법무] ‘김용균 법’ 시행 열흘 전, 기업이 체크해야 할 리스크는?
   

지난해 1월 15일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번 달 16일부터 시행된다. 개정 산안법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군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던 김용균씨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입법된 것으로 근로자의 산업 안전 및 보건 증진을 위하여 도금작업 등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하도급을 금지하고, 도급인의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해 산업재해 예방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고용형태의 노동자가 개정 산안법 상의 보호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며, 사업주가 긴급대피한 근로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할 경우에는 형사적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근로자의 작업 중지권 행사를 실효적으로 뒷받침한다. 시행일까지 불과 열흘도 남겨두지 상황에서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개정 산안법과 관련하여 어떠한 점을 체크해야 할지 알아본다.

 

◆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과 같은 부담

우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음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않는 이른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주는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에 해당 사업주에게는 이들에 대하여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부과된다(제77조). 같은 내용의 의무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제2조제4호에 따른 이동통신단말장치로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중개하는 자, 즉 배달 중개 애플리케이션 운영자에게도 부과된다. 가령 배달앱과 중개업체 등은 배달종사자가 면허를 취득하고 안전모를 착용하였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고, 물건의 수거, 배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사고를 유발해서는 안 된다(제78조). 가맹본부에게도 가맹사사업자 및 그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부과되는데,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프로그램을 마련·시행하고 가맹점에 설치하거나 공급하는 설비·기계 및 원자재 또는 상품 등에 대하여 가맹점사업자에게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제79조). 그 동안 사업주들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부담을 덜기 위해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배달종사자를 이용하거나 프랜차이즈를 통한 사업 확장을 해 왔으나, 적어도 산업재해보상 문제와 관련해 사업주들은 사실상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과 같은 부담을 안게 되었다.

 

◆ 근로자에게 부여된 작업중지권...작업 중단에 따른 손실 우려

개정 산안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관리감독자 등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관리감독자 등은 이 같은 보고를 받으면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근로자가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제52조).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해 5월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 앞에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투쟁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노동부장관이 해당 사업장에 산업재해가 다시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 작업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제55조). 근거 조문은 ‘중대재해’, ‘다시 발생할 급박한 위험’ 등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자칫 해당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성급하게 이에 대한 오판을 할 경우 해당 사업장은 경영상 중요한 순간에 작업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일단 고용노동부장관에 의해 중단된 작업은 사업주가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하면 그에 대한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사업주는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하기 위해 작업중지명령 해제신청서를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해야 하고, 해당 작업 근로자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이후 지방고용노동청장은 근로감독관으로하여금 안전, 보건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확인하도록 하고, 그 이후에야 심의의원회가 개최되어 작업중지 해제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동 행정규칙 제67조). 즉, 개정 산안법이 ‘작업중지는 쉽고, 작업중지 해제는 어려운’구조를 가지고 있는 탓에 일단 고용노동부장관에 의해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진 이상 어떤 경우라도 작업중지에 따른 업무공백은 불가피한 것이다.

 

◆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원청도 책임 회피할 수 없다.

도금작업 등 유해·위험한 작업은 그것이 일시 간헐적으로 하는 작업이거나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전문적이고 도급인의 사업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경우가 아닌 이상 외주를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제58조). 또한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하여 도급인이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할 장소가 도급인의 사업장 뿐 아니라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장소로 확대되어 과거처럼 원청이 하청업체에 산재 발생에 따른 책임을 떠넘길 여지는 줄어들었다. 특히 안전조치 또는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이 가능해(제167조),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고용주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달라진 산안법은 근로자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겠으나, 자칫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까지 사업주가 전적으로 부담하게 된다면 오히려 산안법 때문에 경영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앞으로 정책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1.06  13: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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