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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의 실전기업법무] 라임무역금융펀드 사태, 앞으로의 전망은?

# 2012년 8월 주식자문과 일임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 자문사인 라임투자자문(주)로 출범한 라인자산운용(주)(이하 라임)는 2015. 12월 라임 1호, 라임 2호라는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헤지펀드 자산 운용사로 발돋움하였다. 그로부터 불과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9년 4월 라임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4조원을 돌파했고, 이때부터 라임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반열에 올라섰다. 이렇듯 라임이 단기간 내 눈부신 성장을 하기까지는 2017년 출시된 ‘라임무역금융펀드’의 덕이 컸다. 라임은 2017년 11월 해외 무역금융 헤지펀드를 모(母)펀드로 하는 ‘라임무역금융펀드’를 조성했는데, 이는 모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자(子)펀드인 ‘라임무역금융펀드’에서 받아 판매회사인 신한금융투자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형태였다. 문제는 라임이 총 5억 달러(한화 6,000억 원)을 분산투자한 4개의 해외 무역금융 헤지펀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운용사 IIG(International Investment Group)펀드가 이른바 ‘폰지 사기(Ponzi scheme)’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IIG의 펀드 자산을 모두 동결했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금융가의 핫이슈로 떠오른 라임무역금융펀드 사태는 앞으로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 금감원,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의 ‘사기’공범 혐의 의심해...형사처벌까지는 쉽지 않을 듯

금감원은 이번 라임무역금융펀드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인 라임과 상품판매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IIG의 ‘사기’에 개입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IIG의 손실 및 폰지 사기 가능성을 알고도 라임무역금융펀드 투자자를 모집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라임의 경우에는 2018년 IIG로부터 자산 손실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계속 투자자를 모집하였다는 점, 신한금융투자의 경우에는 라임이 운용해온 라임무역금융펀드 상품에 손실이 있음을 알고 라임과 의견 교환을 한 점을 IIG‘사기’에 가담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형법상 ‘사기’죄는 행위자에게 사기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을 때만 성립되는 것이므로, 만약 금감원에 의해 공범으로 지목된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당시 IIG가 운용하는 펀드의 손실 가능성은 인식하였을망정, 폰지 사기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다면,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IIG의 사기에 가담한 형사적 책임은 추궁하기 어렵다. 금감원의 주장대로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IIG가 저지른 사기의 공범이라면 적어도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IIG가 폰지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에 가담하려는 ‘의사’도 함께 가지고 있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감원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이 사기죄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은 다소 희박해 보인다. 실제로 이번 사건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키코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당시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12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 지난해 10월 14일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대해 "최대 1조34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 라임과 신한금융투자, 민사적 책임은 벗어나기 어려워...다만, 배상·반환 범위가 관건

투자자 구제 차원에서 오히려 의미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라임,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민사소송이다.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는 경우에만 처벌을 하는 형사 건과 달리 민사 건의 경우에는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의 ‘과실’만 인정되어도 이를 배상할 책임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금감원이 문제 삼는 각 정황은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에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정황으로 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나, ‘과실’의 근거로 삼기에는 충분해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민사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크게 다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상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파생상품과 같이 손실발생의 위험성이 높은 상품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고객들에게 적합하지 못한 상품을 권유해서는 안 된다는 적합성 원칙, 투자대상 및 방법, 수익구조, 만기상환방법, 신용보험가입여부 등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할 의무 등이 적용되어 이들의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문제는 이 경우에도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한 입증은 투자자들이 해야 하므로 아직 손해액이 확정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손해배상청구가 쉽지 않다는 점과 투자자들에게도 투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어 피해액을 상당부분 감액해야 한다는 이른바 ‘과실상계’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키코사태’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배상범위는 피해자들의 잘못을 고려한 과실상계 법리에 따라 전체 피해액의 최대 41%까지만 인정한 바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현재 라임과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본 건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과실상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 대신 ‘판매회사가 투자대상, 관련 수익률, 신용보험가입여부, 투자자금의 사용처와 관련하여 투자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한 잘못이 있고 이것이 펀드계약을 취소할 사유가 된다는 이유를 들어 계약을 취소한다는 청구’를 한 상태다. 이 같은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계약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소급하여 무효가 되고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을 과실상계의 불이익 없이 부당이득으로 반환받게 된다. 물론 손해배상청구가 아닌 부당이득반환청구이므로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펀드상품투자와 관련하여 법원실무상 계약취소가 인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 또 다시 탐욕의 민낯을 드러낸 금융투자업계...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민·형사적인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인해 과거 ‘키코 사태’로부터 최근 발생한 ‘DLF 사태’까지 투자자들의 손해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금융기관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도덕적 해이’가 여전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모펀드를 운용하는 IIG의 폰지 사기는 지탄받아 마땅하나, 만약 자펀드를 운용하는 라임이 모펀드의 수익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면 애당초 모펀드에 투자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이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역시 뒤늦게라도 손실가능성을 알았다면 즉시 상품판매 중단을 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 수익 극대화’의 목표 앞에 이 같은 기회는 모두 사라져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탐욕의 민낯을 드러낸 셈이다.

◆ 폰지 사기 –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로,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되었다. 통상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보장해 투자를 유도하는데, 초기 투자자들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당초 약속받은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신규 투자자들은 후속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결국 약속받은 수익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1.05  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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