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지난 연말부터 몸값이 오르고 있는 금. 올해 초에도 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거래소가 제공하는 국내 금 도매가격(1돈·3.75g 기준)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22만6500원으로 전년 18만8500원에서 20.16%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의 금 시세로 따져보면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금 가격은 3.75g당 5만6800원으로 전년 말 4만6550원과 비교해 22.02% 뛰었다.

이처럼 금값이 좋아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금에 쏠리고 있다. 과연 새해에도 금값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금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달러 약세 등을 포함한 '새해 경기 전망'과 '무역분쟁에 대한 시각'에 따라 나뉘고 있다.

"금값, 올해 10% 이상 오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값이 10% 이상 오를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나아가 내년까지 내다봐도 매년 연간 수익률 10% 이상을 낼 수 있는 것은 금과 은뿐"이라고 전망했다.

금은 1분기의 경우 인플레이션 헤지로서 투자 매력이 있고, 하반기에는 안전자산으로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금이 인플레이션과 리플레이션 헤지를 가능하게 하는 원자재"라며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초에도 금 가격이 좋은 것은 달러 약세, 미국 금리, 통화 정책 완화 등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여전히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그의 분석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반기에는 미 연준의 3번에 걸친 금리 인하 등의 여파로 올 연말쯤 경기에 대한 걱정이 살아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게 황 연구원의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안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처럼 협상이 쉽지 않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경기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금값 상승 배경으로 황 연구원이 설명한 미 연준의 금리 인하와 통화 완화 정책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면서, 무역 불확실성을 금값 상승 전망에 대한 근거로 덧붙였다.

▲ 이미지=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금값, 더 오르지 않고 현상 유지"

반면 무역 분쟁, 중동지역의 정동 불안 등 지역적 리스크에 따라 금값이 더 오르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이 안전자산으로 매력이 없지는 않지만 지난해 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확신할 순 없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방 연구원은 "금이 지난해 12월부터 반등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과 지역적 리스크의 잔존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앙은행들의 상황을 보면 자산 규모가 오히려 반등하고 있으며, 줄지 않고 있다는 게 방 연구원의 분석이다. 즉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없어지지 않고 달러 약세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장에선 유동성 공급에 대한 니즈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금값이 상승하기 보단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방 연구원의 설명이다.

전규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방 연구원과 비슷한 의견이다.

전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금이 아닌 다른 데서 상승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금이 금리랑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